대입문제 분석|김봉군<성심여고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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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봉군 교사는 국어과목에서 가장 출제빈도 수와 문제수가 많은 문장형식으로 논설(26%)을 꼽았다. 이밖에 수필(14%), 고대소설(10%), 현대소설(9%), 언해·시(각각 8%), 시조(5%)등의 순으로 자주 출제됐다는 집계결과다. 이 같은 7형태의 문장형식은 현행 교과서의 체제와도 비슷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논설문의 경우, 6개 대학의 대부분이 교과서 밖에서 출제했기 때문에 각종 교양이 될 수 있는 문고본·신문의 두설 등을 꾸준히 읽음으로써 실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반대로 고전은 교과서 안에서 대부분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서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제의 형식은「이해」에 중점을 두고 대부분 출제(47%)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단순히「지식」만을 묻는 단답식 문제가 44%나 되기 때문에 문제의 수준향상이 시급하다는 것. 높은 수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적용」문제는 제일 많이 출제하는 대학이 23%, 적게 출제하는 대학은 한 문제도 없었다.
특히 지방의 한 대학은 단순한 지식문제가 74%나 된 반면 적용문제는 한 문제도 없어 심한 불균형 현장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김 교사는 일부 대학의 경우 국어문제에 국어과의 학습내용을 벗어나는 문제를 출제, 학생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역사문제에나 출제될 구체적인 연대 찾기·연극이나 민속극의 지나친 세부사항 등은 국어과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고문의 경우, 문학적 차원에서 다루지 못하고 단순 재생 식의 암송이나 어법출제에 치우쳐 있다는 것.
많은 대학에서 출제하는 작문의 경우는 최근 출제의 수준이 높아져 본론을 제시하고 서론이나 결론을 2백자 혹은 2백40자로 쓰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경향이라고 소개했다. 한 대학의 경우, 「그러므로」로 시작해서 중간에「따라서」라는 말을 넣어서 작문하도록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새로운「스타일」을 지적했다.
9년 전부터 국어과목을 국어I(이공계), 국어Ⅱ(인문계)로 분류해 실시하고 있으나 출제자들이 이 구분을 엄격히 지키지 않으므로 이공계 지망생이라도 약간의 국어Ⅱ에 대한 소양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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