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자”“안된다”...일서 동경역 논쟁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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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제 36년을 통해 한국인의 애환이 서리기도 한 동경역이 어쩌면 헐릴지도 모른다.
「동경의 관문」인 역사가 비좁고 건물이 낡아 동경도에서 현대식 건물로 개축할 계획을 발표하자 개축파·보존파·이전보존파 등 여론이 분분하다.
동경역의 개축론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3월.
「미노베」 지사와 「다까끼」 국철 총재가 회담하는 자리에서 「다까끼」총재는 『동경 역이 신간선 등 폭주하는 교통량에 비해 너무 비좁고 역 건물이 낡아 개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미노베」지사도 『역을 비롯하여 역전 「마루노우찌」의 「빌딩」가를 재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동경역 개축문제가 표면화되자 곧 여론은 세 갈래로 갈려 「동경역 논쟁」으로까지 번져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개축파의 여론은 『언제든지 개축할 바에야 역전의 삼릉 은행본점·동경중앙우체국·도청 본청사 등을 포함, 「마루노우찌」일대를 재개발하는 기회에 역사도 개축해야 한다』는 의견.
이에 대해 보존파의 견해는 대정 3년(1914년) 완성한 「르네상스」풍의 역사는 제2차 대전을 통해서도 제 모습을 잃지 않았는데 꼭 헐어야 되겠느냐는 주장이다.
개축파는 지하철·국철·신간선이 복잡하게 얽혀 「동경나기」도 역사 안의 거미줄 같은 출입통로에 들어서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릴 정도여서 생활의 편리를 위해 용단을 촉구하고있다.
그러나 보존파는 역사와 정서의 상징이기도 한 동경역을 현대식 건물로 개축하는 것보다 증축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두 갈래 견해와는 달리 공원이나 명치촌 등 제3의 장소에 이전, 보존해야 한다는 견해가 새로 등장, 삼파전을 빚고있다.
동경도와 국철 당국은 학자·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 결론을 내릴 예정으로 있으나 「동경역 논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동경=김경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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