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카네이션」으로 뒤덮인 국립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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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42만여 명의 묘역에 무명요사 11만기를 포함, 16만여 기의 순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서울동작동 국립묘지에는 상오5시부터 일반 참배객들이 줄을 잇기 시작, 상오 11시 현재 11만여명이 참배했다.
참배객들은 묘비 앞에 하얀 「카네이션」과 국화꽃을 꼽고 분향, 나라와 겨레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 영령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에 앞서 5일에는 서울시내 초·중·고교학생 5만여 명이 「카네이션」16만여 송이를 묘역에 헌화했다.
적십자사봉사회 회원 3백여명과 구국여성봉사단 단원30여명 등 20여개 사회단체 5백여명은 몰려드는 참배객들을 안내했다.
4일 하오 3시 한국 「보이·스카우트」서울연맹회원 1천3백여명이 전 묘역의 잡초제거작업을 2시간동안 실시, 묘역을 말끔히 단장했었다.
유족 안내실에는 해외 각 처에서 살고있는 유족들로부터 『몸은 해외에 나가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순국영령들 곁에 있다』는 내용의 속달편지 3백여통이 배달돼 있었다.
묘역번호 동27-36438번 고 은원기 육군상사 묘소에는 작년7월27일 영혼결혼식을 올린 부인 연희순씨(25·강원도 화천읍 중1이)가 유복자 종훈군(3)을 안고 헌화하며 묘비를 붙들고 오열했다. 고 은 상사는 지난해 6월21일 경기도 모 부대에서 북괴군과 교전하다 적의 흉탄에 맞아 전사했었다.
또 동27-36475번 고 김각수 일병 묘소에는 작년8월26일 영혼결혼식을 올린 김경자씨(23·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1동 294) 가 장남 태희군(5)과 2남 하희군(3) 등 두 아들을 데리고 엎드려 통곡, 참배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고 김 일병은 지난해 7월16일 전방에서 근무 중 유행성 출혈 열을 앓다가 국군 통합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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