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25% … 지수연동상품 수익률 들쭉날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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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중반에 머무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원금보장형 지수연동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원금 손실을 보지 않으면서 주가나 원화가치의 움직임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본지가 7일을 기준으로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원금보장형 지수연동상품을 취합한 결과 상품 수는 총 40개였다. 은행권 상품의 경우 최저 연 1~2%의 금리를 보장받으면서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 많았고, 증권사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조건을 만족할 경우 받는 최고수익률이 연 10%를 넘는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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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런 지수연동상품은 주가나 원화가치 등의 움직임이 예측과 다르면 원금만 보장받는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객에게 환급한 지수연동상품 중 42%가 연 2%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2%를 초과하고 3% 이하인 상품이 28%, 수익률 5% 이상은 전체 판매액 중 3%에 불과했다. 한 증권사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만기상환돼 고객에게 환급한 원금보장형 상품 8건 중 수익률이 연 2%를 넘긴 것은 1건뿐이기도 했다. 따라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며 적절한 주가예측을 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지적이다.

 원금보장형 금융상품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은행에서 발행하는 지수연동예금(ELD),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주가연동파생결합사채(ELB)와 파생결합사채(DLB)다. 기본 구조는 세 상품 모두 예금이나 투자금은 그대로 두고, 예금 이자나 채권 이자를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다. 상품별 기초 자산과 기준을 정하고 기준에 부합할 경우 이자를 지급한다.

 예컨대 주가지수연동상품일 경우 코스피200지수의 상승률에 따라 지급하는 금리의 기준을 정하기도 하고, 하락할 것을 예측해 하락률에 따라 금리를 산정하기도 한다. 만기는 상품별로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3년짜리 상품도 있다. 최소 가입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며 일정한 가입기간을 두고 있다.

 은행 상품 중에는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408차’가 코스피200지수와 삼성전자 주가에 따라 최고 연 11.52%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구은행의 ‘리치지수연동예금 14-22호’는 코스피200의 종가가 기준 시점보다 20% 미만으로 상승했을 경우 상승률에 따라 최대 연 10.35%의 금리를 준다.

 증권사 상품 중 최고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삼성증권의 ‘DLB 32회’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최대 연 12.2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이 상품은 기준일자의 미국 달러당 원화 가치가 최종 기준 가격과 비교했을 때 하락할 경우(환율은 상승)에만 이자를 지급한다. 하락폭이 기준에서 벗어날 경우 1%의 이자만 보장한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은주 DS마케팅팀장은 “원금보장형 상품은 수익률을 결정하는 주가나 원화가치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 투자 포인트”라며 “주가나 원화가치가 상승하거나 하락할지 예측할 수 있도록 만기가 짧은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만기가 너무 긴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품은 높은 금리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판매할 때 표시하는 최고수익률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다.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원금보장형 상품들의 최대 장점이 원금보장이지만 예측이 맞지 않으면 원금보장은 그대로 단점이 되고 만다”며 “자칫하면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여윳돈의 일부를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지상·안지현 기자

◆ELD(Equity-Linked Deposit)=주가지수연동예금의 영문 약자로 수익이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결정되는 은행 판매 예금이다. 고객의 투자자금은 정기예금에 넣고 창출되는 이자만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다. 투자 대상 파생상품은 제한 없이 다양하다. 중도해지가 가능하지만 수수료로 인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ELB(Equity-Linked Bond)=주가연동파생결합사채로 원금보장형 주가연동증권이다.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원금보장형은 ELS에서 분류돼 은행에서도 팔 수 있다.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채권(DLB)=자본시장법이 바뀌면서 원금보장형 DLS를 DLB로 부른다. 유가증권과 파생금융계약이 결합된 파생결합증권(DLS: Derivative Linked Securities) 중 원금보장형을 가리킨다.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연계해 만들어진 상품조합으로, 금리·환율·탄소배출권·원유·금·설탕 같은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조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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