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한 절전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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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의 강력한 절전의무제가 시행된 첫날인 1일 밤 서울시내는 건물외부에 설치된 광고선전용 대형「네온사인」등이 꺼져 시가 전체가 어두운 모습을 보였으나 「호텔」·유흥업소 등 각종 접객업소는 절전시책과는 아랑곳 없는듯 휘황찬란한 「샹들리에」 등 조명이 여전했다.
시청앞·무교동·충무로 등 시 중심가 큰 거리에 설치된 각종 「네온사인」과 투광기·가로 등은 대부분 빚을 잃어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하루전과는 대조적으로 불빛이 뜸했다.
특히 전기를 많이 쓰는 대형「빌딩」은 평소와 달리 일찍 불을 모두 끄고 있었다.
그러나 각종 상점이나 뒷골목에 자리잡은 접객업소·「호텔」 등은 전과 다름없었다.
큰「호텔」의 경우 대부분 「샹들리에」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P「호텔」의 경우 하오6시30분 이후에 사용 금지된 「에스컬레이터」 2대를 그대로 운행하고 있었다.
서울 중구 주교동 「O홀」의 「네온사인」간판은 꺼져있었으나 내부의 명멸 등 투광기동 요란한 조명시설은 예전과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K「호텔」은 「네온사인」까지 그대로 켜놓고 있었다.
중구 충무로2가65의1 태극당(주인 신창근·58)은 20여명「홀」에 평소 60W짜리 백열등 60개를 사용했으나 1일부터 20개를 소등, 40개만 켜고 있었다.
이같이 절전시책이 강제성을 띠고 시행되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업주들에 의해 외면 당하고 있는 이유는 ▲상인들이 아직 절전에 대한 자세한 규정을 잘 모르고 있고 ▲규정대로 절전을 할 경우 너무 어두워 영업이 잘 안되며 ▲동일업종이 몰려있는 지역은 경쟁의식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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