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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용 기관총 입찰 싸고 세계의 군수업계가 군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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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군 장비 현대화를 서두르고 있는「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그 일환으로 기관총의 구입을 국제입찰에 붙였다. 「나토」용 기관총은 이 기구 내 모든 국가가 동일한「모델」을 사용하기로 되어 있어 입찰을 딸 경우 엄청날 매상고에 각국의 군수업계는 군침을 삼키고 있다. 기관총의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총탄. 총탄이 너무 크거나 무거워서는 충분한 양을 휴대할 수 없는 난점이 있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벼우면 사정거리가 짧고 파괴효과가 적다. 우선 입찰 대상에 오른 것은 수년 전부터 미 육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Ml6」.
54년 입찰 때는 미국측 강요로「나토」군이「MITRA 7.62㎜」로 무장했었는데『이번에는 결코 미국의 입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장단점을 완전히 검토한 후 결정을 해야 한다』는게「유럽」측 전문가들의 생각.
「유럽」국가들은 탄알이 길고 2㎞의 대단한 사정거리를 갖고 있는「7.62㎜」에 대해 항상 회의적이었다. 2㎞밖에 있는 표적은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데『2㎞ 사정거리 고성능 운운』은 이야기가 안 된다는 것. 또 강한 탄알은 탄집이 거추장스러운 것 외에도 반동을 받아 낼 수 있는 무겁고 큰 총을 필요로 하는 불편이 있다고.
묘하게도 미국은 먼저「7.62㎜」의 단점을 월남전에서 발견해 냈다.
논밭과「정글」에서 미국은 몇 번 난사면 바닥이 나는 2백 여탄 정도밖에 휴대를 못했었고 더욱 단신의 월남군이 겪었던 고충은 짐작 할만 하다.
반면「베트콩」과 월맹군은 파괴력이 좋으면서도 휴대가 간편한「칼라스니코프」란 소련제 기관단총으로 무장했었다.
이에 당황한 미국은 해병대와 미 육군, 그리고 월남군에 짧고 가벼우며 강철과「플라스틱」으로 만 제조된 5.56㎜짜리 신종「M16」을 지급코 가까스로 약세를 만회했었다.
이 신무기 판매로 미군수 업자들은 타 지역에서도 막대한 돈벌이를 했다.
즉 동남아제국을 위시하여 제4차 중동전 때에는「이스라엘」군이「레바논」내란 때는 우파 기독교군이「M16」을 사용했던 것이다.
「유럽」군수 산업계도 일부는 5.56㎜직경의 신종으로 방향을 전환했었다. 「베레타」사 (이탈리아) 가「베레타5.56」을「요르단」과「말레이지아」에 납품한바 있고「프랑스」도「불식5.56」을 개발하여 77년 가을까지는「프랑스」군을 장비 시킬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었다.
그러나「나토」국가의 정부들은 5.56㎜도 그리 탐탁치않게 보고 있다.
윌남전이란 특수사정에서 인정받은「M16, 5.56㎜」역시 그 결함이 있다는 것. 음속의 3배나 되는 초음속과 사소한 장애물만 만나도 폭파하는 지나친 경감을 들고 있다.
미국의 군수업체에 맞서고 있는「유럽」군수업계는 각각 최신형 기관총을「나토」에 제시하고 있다. 영국은 4.85㎜짜리를, 서독은 4.33㎜,「벨기에」는 미국의 5.56㎜ 개량한 것을 입찰에 내놓고 있어「나토」의 기관총 납품을 놓고 바야흐로 불꽃 튀기는 무기판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로마=정신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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