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오를 원자재|수출에도 타격-석유가 오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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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OPEC 석유상 회의의 원유가 인상 결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독자노선 고집 여하에 따라 재조정 될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으나 석유 수입국들은 물론 세계 경기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
일산 1천2백만「배럴」생산 능력을 소유, 13개 OPEC 회원국 전체 산유 능력의 3분의l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산유국들이 10%인상을 결정하자 이에 불복, 5%인상선에서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약8백50만「배럴」만을 생산하고 있는데 1천2백만 내지 1천5백만「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만약 「사우디아라비아」가 계속 독자노선을 지켜 나갈 경우 다른 산유국들이 인하 조정할 가능성도 많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 74년 유가 조정 때 「사우디아라비아」가 이탈했다가 그 뒤 굴복, 소급 인상한 전력도 있기 때문에 전망은 유동적이다. 이번 유가 인상 결과 서방 석유 수입국들은 연간(내년 기준) 약1백억「달러」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된다.
우리나라는 올 들어 11월말까지 1억1천8백38만「배럴」, 연말까지는 1억3천5백만「배럴」을 도입하고 내년엔 약 1억5천4백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할 계획이다.
원유 도입의 국별 구성비를 보면(금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39.6% ▲「쿠웨이트」40.4% ▲「카프지」 「이란」 등 20%로서 5% 인상국에서 들여오는 것은 약40%뿐이고 나머지 60%를 10%인상국(내년 7월 이후는 15%인상국)에서 들여오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도입 원유의 경우 대 「사우디아라비아」수입이 약 50%까지 높아질 것을 전제로 평균 인상율은 약7.5%가 되는 셈이며 이에 대한 추가 부담액(내년)은 약1억4천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계된다.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원유의 복합 단가는 현재 11.95「달러」(운임·보험료 포함)이다.
원유값 인상은 물가 및 수출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우선 국내 석유류 값에 약6.5 내지 7%의 인상 요인을 가져오고 도매 물가엔 약1.45% 상승 압박을 가할 것으로 시산되고 있다.
또 원자재 중 수입 물가의 상승과 해외 수입의 감퇴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수출입 면에서도 약 1억5천만「달러」이상의 「마이너스」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계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물가 영향은 정부가 국내 석유류 값을 어떻게 조정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인상폭을 최소화 할 방침이다.
석유류 값 인상으로 가장 영향을 받게 되는 업종은 전력(원유가 10%인상 경우, 5.59%)·비료(4.9%)·석유화학·운수업 「시멘트」·판유리·합성고무·「소다」회 등이다.
국내 정유 3사 가운데 유공(국내 시장 점유율 55%)은 「쿠웨이트」에서 69%, 「이란」에서 21.5%, 「사우디」에선 4.8%를, 호유(전체 구성비중 35%)는 「사우디」에서 98.5%, 「카프지」에서 1.5%. 그리고 경인「에너지」(10%) 는 「사우디」에서 47.4%, 기타 지역에서 52.6%를 도입하고 있어 유공이 불리한 지역에서 대부분의 원유를 도입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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