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보호 싸고 옥신각신|카터 -비밀 경호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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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권위를 풍기지도 않고 점잔 빼지 않으며 국민에게 친밀감을 주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지미·카터」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소망은 그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태세로 있는 비밀 경호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같은 마찰의 조짐은 「워싱턴」과 「카터」의 고향인 「플레인즈」 소읍 두 곳에서 다같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카터」는 최근 「플레인즈」의 작은 침례 교회에서 예배가 끝난 후 예배에 참석한 50여명의 사람들과 어울려 담소하며 악수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비밀 경호원이 「카터」에게 군중을 피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카터」는 이를 묵살하고 안면이 있는 누군가를 보자 경호원 옆을 걸어 지나가 또 한명의 옛친구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비밀 경호대에 꼭 필요한 경비만 하라고 말해 두었으나 먹혀들지 않고 있으며 그들은 원숭이처럼 흉내만 내고 있다』고 한 보좌관이 불평했다.
고향에서 「카터」는 공항을 내왕하는데 「리무진」을 타기를 거부하고 표준형 「포드」승용차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호대는 이 승용차에 특수 「타이어」와 방탄용 유리를 끼고 경호원을 강화함으로써 「카터」의 승용차는 일반 승용차의 도를 넘어선 승용차가 되어 버렸다.
비밀 경호대가 선거 직후 「조지아」주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한 섬에 있는 별장에서 쉬고 있던 「카터」를 경호하기 위해 별장 상공 주변에 「헬리콥터」를 띄워 순찰을 시키자 「카터」는 소음 때문에 정신이 혼란스럽다면서 「헬리콥터」 비행을 중지시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카터」의 경호에 항상 몰두하는 경호대는 「플레인즈」읍 가장자리에 있는 「카터」의 농장형 저택에 보안 시설을 설치하는데 성공, 집 주위에 높은 안전 울타리와 최신식 탐지 장치를 가설하는 작업을 거의 완료해 놓고 있다.
「카터」는 포드 대통령이 제공한 「보잉」 707 대통령 전용기를 단 한번 사용했을 뿐이며 전용기 대신 전세 민간 항공기로 보좌관 및 기자들과 여행, 정권 이양 기간의 예산 2백만「달러」중 여행비용을 절약했으며 다른 일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았다. 「카터」가 「어틀랜터」시 남부에 있는 「허먼·탈매지」「조지아」주 출신 상원 의원의 농장으로 「탈매지」 의원을 만나러 1백60km 여행에 나섰을 때 비밀 경호대는 해상용 「제트·헬리콥터」를 사용할 것을 제의했으나 「카터」는 그의 22개월에 걸친 선거 유세 기간 중 빈번히 사용했던 교통 수단인 쌍발 6석 「세스나」 경비행기를 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예정을 바꾸어 경호원들이 충분히 배치되지 않은 그의 집 근처 풀밭에 착륙함으로써 경호원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로이터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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