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없는 성장은 가능한가|<서독 「하이예크」 교수 일서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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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적인 경기 상승과 더불어 「인플레」의 재연이 우려되고 있다. 「인플레」의 재연은 경제 성장을 자극하기 위한 각국의 통화 증발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러면 「인플레」 없는 경제 성장의 조건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통화 이론의 세계적인 권위이며 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F·A·폰·하이예크」 (서독 「프라이부르크」 대학 교수)의 견해를 들어본다. 「하이예크」 교수는 통화 발행권의 국가 독점에 대해 호된 비판을 하고 이를 민간기업·은행에 위탁하라고 제의하는 등 매우 이색적인 주장을 했다. 지난 19일 일본에서 있었던 「하이예크」 교수의 강연 요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현재의 통화 제도는 각국 정부가 자유 발행 재량권을 보유, 거의 무제한적으로 통화를 발행하고 있다. 그 결과 통화 가치의 불안·인플레 앙진·불황의 심각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 성장이 어렵다. 과거 금본위제 아래서 각국 정부가 어느 정도 정책 성과를 거뒀다해도 지금 금본위 제도로 복귀할 수는 없다. 사실 각국 정부도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각국 정부는 거의 무제한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 이는 「다수결의 악」이라고 할 수 있고 또 민주주의의 결점이기도 하다. 의회는 경부의 힘을 제한하기는커녕 이젠 특정 이익 집단에 봉사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통화 정책은 무제한적인 통화 발행의 결과 「인플레」를 가속시키고 있고 그 때문에 통화정책을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각국이 독점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통화 발행권을 민간 기업에 위임하는 것이 소망스럽다.
이에 대해 「그레셤」의 법칙대로 악화는 양화를 구축하므로 통하는 반드시 법대로 발행되어야 한다고 반론할지 모르나 「그레셤」 법칙의 진의는 변동 환율제 아래선 양화가 불안정한 통화를 구축한다는 것이고 또 통화는 꼭 법정 통화·통일된 통화일 필요는 없다.
통화는 자유화 될 필요가 있다. EEC역내에선 통일 통화를 만들려고 하고 있지만 역으로 각국 통화를 자유화하면 악화는 구축되어 예를 들면 영국은 「파운드」 대신 「스위스·프랑」이나 「도이치·마르크」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현재 통화는 정부에서 발행하고 있는데 그것을 민간 기업에 위임하면 양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통화 자유화의 구체안은 다음과 같다.
즉 「스위스」와 미국의 공동 자본 은행이 통화에 가늠하는 형태의 증명서를 발행하고「스위스·프랑」·「마르크」「달러」화 등과의 교환 「레이트」를 정해 일시에 경매한다는 것이다.
각 은행이 제각기 이런 증명서를 발행하면 사람들은 모두 안정된 통화를 선택할 것이므로 그 결과 각 통화의 상대적 가치가 확연히 부각될 것이다. 각기 다른 통화를 같은 지역에서 경합시킨다는게 내가 제안하는 경쟁 통화 제도이다.
은행은 통화와 동시에 신용도 공여하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충분한 예금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은행은 양화 발행을 위해 통화 발행량을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 정부와는 달리 무제한적인 통화 발행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는 통화 안정, 더 나아가 「인플레」와 불황을 억제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일본 경제 신문=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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