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쓰고 발표 연습 영어 공포 극복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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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와 대학 입시에서 비교과 활동 평가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보통 교내 활동은 우등생들이 휩쓰는 텃밭이라 자신만의 주도적인 활동 이력을 쌓기가 쉽지 않다. 그 해법으로 선배들은 “교내 활동을 학교 밖 전국 대회 등과 연계해 포트폴리오를 차별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성적도 오르고 대학 진학에도 도움

“전국 중·고교생들이 경합을 벌이는 모의 유엔대회에 나가고 싶었어요. 근데 조언해 줄 선배도, 정보도 없었죠. 그래서 제 손으로 동아리를 만든 거예요.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한발 한발 내딛다 보니 그 대회의 사무총장까지 오를 수 있었어요.”

김동주(중앙대 경영학과 1)양은 자신의 고교 시절 동아리 활동을 회상하며 웃었다. 동아리는 한국모의국제회의(KIMC)를 준비하는 KIMC고교연합동아리로, 대원외고·청심국제고 등 전국 35개 고교 KIMC동아리들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첫 시작은 ‘맨땅에 박치기’였다. 뜻이 같은 친구를 모아 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결과는 참패.

김양은 여러 모의 유엔대회에 참여해 실패를 거듭했지만 대신 많은 경험을 쌓았다. 친구와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며 함께 공부했다. 이를 디딤돌 삼아 고교 2학년 때 KIMC 의장단에 뽑히고 3학년 땐 가장 높은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실패 속에서 발견한 단점 극복

“말을 많이 더듬거려 남 앞에 서면 땀으로 목욕했을 정도였어요. 교과 성적도 나빴고요. 지금은 표현력·전달력은 기본이고 낯선 사람과도 잘 어울려요. 대학 입시 때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도 큰 보탬이 됐어요.”

 영어 공부에 대한 이준헌(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1)군의 얘기다. 영어는 한때 이군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고1 때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심하면서 영어 실력을 키울 목적으로 KIMC동아리에 지원했다.

주말마다 미국 정치인들의 연설문을 따라 하고 발표 대본을 써보며 표현과 악센트를 고민하는 등 수없이 담금질했다. 영어 교과서의 기본 문장구조에 다양한 내용과 표현을 입히며 연습했다. 그 결과 3등급이던 영어 교과 성적이 1등급으로, 국어 내신이 전교 1등으로 뛰어올랐다. 교내 영어경시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KIMC동아리 대표도 맡았다.

실패 속에서 발견한 단점 채웠더니 최고상

지난해 KIMC에서 최고위원상을 받은 조은별(서울 명덕외고 불어과 1)양은 교내 영어 영재 동아리에서 토론을 배우고 한 어린이 영어신문의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영어 글쓰기 실력도 키웠다. 대학생에게서 영어 토론을 배우며 칭찬까지 들었을 땐 우쭐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의 유엔·영어 토론 대회에선 기대만큼 성과가 따르지 않았다. 한 번은 대회에서 내각 참모 역할을 맡아 대통령이 발표할 법안을 밤새워 썼다. 하지만 다음날 대통령 역을 맡은 고교 선배가 수많은 오류를 고치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조양은 “이 같은 배움과 변화를 자기소개서에 담아 외국어고 입시에 활용했다”며 “토론 자료를 많이 읽어 영어 속독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한국모의국제회의(KIMC)=국내 대학 국제학부와 외국 대학 등에 진학하려는 중·고교생들이 국제기구와 미국 상·하원의 의사결정 과정에 따라 영어로 토론하는 대회. 부문별로 정책을 논의·상정하며 리더십을 기르는 모의 행사다.

알림

한국모의국제회의(KIMC)가 8월 8~10일 열립니다. 참가자는 대회에 앞서 워크숍(7월 19일)과 세미나(7월 26일)에 참가해 대회 방식·규정·안건 등을 연습할 수 있다.

주최 중앙일보

후원 주한호주대사관·호주멜버른대

주관 중앙일보교육법인, KIMC고교연합

대상 국내 중3~고3, 해외 고교생

접수 5월 초~7월 10일, kimc.jeduline.com

문의 02-2031-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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