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의 고향서 독일 도예전은 모험-독일의 도예가 「게르트·크내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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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독일 현대 도예전(5∼24일·국립현대미술관·독일대사관·현대미술관 공동주최)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도예가 「게르트·크내퍼」씨가 내한했다. 독일 「부퍼탈」에서 태어나 미술공예를 공부한 「크내퍼」씨는 「아시아」·미국 등지를 여행, 68년부터는 일본에 정착해 살고 있다. 한국에도 73년에 이어 두 번 째 여행.
『이번에 전시하는 것은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도예가 24명(작고작가 4명 포함)의 작품 2백 점입니다. 독일의 미술이 이렇게 대규모로 한국에 소개되기는 처음이죠. 「크내퍼」씨는 그러나 11세기부터 뛰어난 고려청자를 제작해온 한국에서의 이번 전시회는 일종의 모험이라고 겸손해한다.
『지난번 한국여행에서도 전통 청자와 백자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현대 도예가운데도 훌륭한 작품이 많았습니다만 역시 옛 도자에는 못 미치는 것 같더군요.』 이것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향이라며 「현대인은 흙을 공들여 만지기에는 너무 이지적인 것 같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크내퍼」씨 자신은 물레와 손가락을 이용한 소박하고도 흙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중후한 형태와 투박한 재질에서 흙 본래의 질감을 살려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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