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랍」서 배척 당한 「모하메드」일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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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테헤란=이근량 통신원】「아랍」세계의 영화계는 「모하메드」의 일대기를 담은 『계시』라는 영화의 상영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앤서니·퀸」등 유명「스타」들이 출연한 『계시』는 「아랍」인에 의해 기획되고 자금지원을 받았으면서도 「아랍」세계에서 상영자체가 문제가 된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만 상영중인 이 1천7백만「달러」(한화 약85억 원)짜리 초호화판 영화는 예언자 「모하메드」가 묵시를 얻은 후로부터 숨질 때까지 23년간의 일대기.
제작은 「시리아」출신의 「모슬렘」으로 현재 10년째 미국에서 살고 있는 「무스타파·아카드」가 맡았다. 「이슬람」에 대한 서구인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영화에 손을 댔다는 제작자의 말처럼 정작 영화 속에서 무슨 흠을 찾기는 힘든 형편.
그러나 「아랍」과격파는 물론 온건파마저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 「런던· 이슬람」문화원 부원장인 「무하마드·이브라힘· 알· 게유저」박사와 같은 온건파마저 『역사적·의식적 착오뿐만 아니라 존엄성에도 손상이 많다』고 비판한다.
한편 제작자 측으로선 「이슬람」교육의 총 본산인「카이로」 「알·아즈하르」대학의 석학들이 극본을 감수했고 내용에서도 「코란」의 등장인물에 대한 의인화가 전혀 없다는 주장-. 더욱 이와 같은「모하메드」에 관한 영화가 벌써 중동에서 만도 아홉 차례나 제작되었고 또 「카이로」방송국도 이와 같은 내용의 「드라머」를 방영한 적이 있어 유독『계시」에만 차별대우가 아니냐는 반문이다.
결국 논쟁의 초점은 정치적 알력, 「아랍」의 이단아 「리비아」가 재정지원한 영화이기 때문에 온건 「아랍」국들이 「보이코트」한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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