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외교에도 수훈|인도DCM 대회서 2연패한 한대축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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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뉴델리=박군배 특파원】한양대축구「팀」이 제30회 인도 DCM축구대회에서 우승, 2년 연패를 이룩한 것은「스포츠」를 통한 민간 외교활동이라는 뜻에 따른 신념과 의지와 극기의 결정이다.
이곳의 계절은 겨울의 초입이라고 하지만 연일 30도를 웃도는 백 열의 혹서는 한국의 삼복더위를 능가하는 것.
야간경기 시설이 없어 한낮인 하오3시 반에 90분간의 경기를 뛴다는 것은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출전「팀」중「말레이시아」·태국 및 인도「팀」들은 모두 이러한 기후에 익숙, 오직 한양대만이 안은 심한「핸디캡」이었다.
이곳「힌두스탄·타임스」지의 평가와 같이 물론 전력 상으로는 한양대가 모든「팀」들을 능가했다. 그러나 태국 항만 청「팀」에는 현 국가대표선수가 7명이나 끼어 있으며「말레이시아」의「파항」주 선발「팀」도 대표선수 2명 외에 대부분이 대표 급으로의 성장이 유망한 신예들 일색. 또 결승전까지 오른 인도 BSF(국경보안 연)「팀」도 장신거구의 서구「스타일」로서 만만찮았다. 한양대는 비록 무실점의 통쾌한 전방을 기록했지만 경기마다 가슴이 철렁하는 위기를 적지 않게 겪어 불안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한양대 선수들은「뉴델리」시민들의 미소 속에 모든 괴로움을 잊었고 감격과 긍지를 느꼈다. 사뭇 다혈질의 인도축구「팬」들은 표범같이 날쌘 신현호·박용주의 종횡 무진한 활약과 개인기에 찬탄을 연발했고『박진감이 폭발하는 한국「팀」의「플레이」진짜 축구를 보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인도 축구 인들은 한결같이 한국축구가 인도축구의 발전에 결정적인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꼬리아」를 외치며「사인」을 요구해 오는 학생들은 엄지손가락을 펴 보이며 따뜻한 호의를 표시하기 일쑤.
21일 이범석 대사와 함께 김용운 단장을 특별히 초청한 인도외무성「자이」차관까지『한국축구가 인도인들에게 왜 그리 인기가 좋으냐』고 웃으며 반문을 하기도. 거리의 많은 사람들이『한양대가 북한에서 온 축구「팀」이냐』고 물어 올 정도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덜 되어 있는 인도 땅에서 깨끗한「매너」의 한양대「팀」이 펼친 활약은 확실히 값진 성과를 남긴 민간외교였다.
11월초의「방글라데시」원정에 앞서 인도정부가 특별히「파트나」와「고하티」2개 지방도시에서 친선경기를 갖자고 요청해 옴으로써 한양대「팀」의 즐거운 고행은 좀더 계속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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