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한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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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파란 주름 말을 발견하는 사람에겐 1백만 「달러」를 주겠다고 어느 미국 부자가 제안했다. 이 소리를 듣고 독일인은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영국인은 「아프리카」의 지도를 샀다. 「프랑스」인은 당나귀에 파란 「페인트」칠을 했다. 일본사람은 꼼꼼하게 당나귀에다 푸른털을 하나씩 심어 나갔다.
한편 「스페인」사람은 1백만「달러」라는 소리만 듣고도 기분이 좋아서 미리 큰 잔치를 벌였다.
이렇게 민족성을 나타내는 얘깃거리는 많다. 독일인은 생각한 다음에 뛰고, 미국인은 뛰면서 생각하고, 「프랑스」인은 뛰고 난 다음에야 뛴 까닭을 깨닫고, 「이탈리아」사람은 다 뛰고 난 다음에도 왜 뛰었는지를 모른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얘기들이 그럴듯이 들리는 것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각 민족마다의 「스테레오·타입」(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혀 허무맹랑한 것도 아니다. 가령 영어는 장사를 위해 있고, 「프랑스」말은 사랑을 위해 있고, 독일어는 철학을 위해 있고, 「이탈리아」말은 노래를 위해 있다는 얘기부터가 그렇다.
영국인만이 장사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또 「프랑스」인은 사랑에만 빠져 있는 것도 아니다.
19세기에 온 세계의 경제를 영국이 제패했기 때문에 영어가 장사의 세계어가 된 것이다.
독일에서 위대한 철학자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독일어가 철학어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스테레오·타입」이 생기는 것은 사람들에게 연상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마피아」는 「시칠랴」섬에 본거를 두고 있었다. 그렇다고 「시칠랴」도민이 전부 「마피아」에 속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시칠랴」는 「이탈리아」 전체의 몇 백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에 건너간 선량하고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들은 적지 않게 고통을 받아야 했다. 「이탈리아」하면 곧「마피아」범죄 조직을 연상하는 미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근거가 없는 것이라도 한번 딱지가 붙으면 좀처럼 씻어 버리기가 어려워진다.
아무리 따뜻한 「유머」에 찬 「에세이」를 많이 써내도 영국인은 여전히「유머」를 모르며 「스코틀랜드」인은 세계 제1의 구두쇠로 통하고 있다.
최근에 서구 전역을 발칵 뒤집어 논 북괴 외교관들의 마약·술·담배 밀수 사건은 급기야 한민족 전체에 도매금으로 「어글리·코리언」이란 딱지를 붙게 할 우려가 없지 않게 시리 되었다. 한민족으로서 가장 수치스러운 「스테레오·타입」을 북괴가 스스로 만들어 논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노드코리언」이 아닌 「코리아」전체를 밀수와 관련시켜 연상하게 될 우려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우리로선 이제 이 불명예를 씻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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