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어린이 유괴·감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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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노량진경찰서는 22일 4살 짜리 어린이를 유괴, 15일 동안 감금·폭행하면서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한 박 모 군(16·서울 영등포구 신길2동)을 미성년자 약취유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군은 8일 하오4시40분쯤 서울 관악구 동작동307 반포「아파트」107동 옥상에서 혼자 놀고 있던 이순문씨(36·한일합섬 영업부차장·반포「아파트」l07의34호)의 3남 이 재군(4)을『과자 사주고 자건 거 태워 주겠다』고 유인, 시내「버스」편으로 성남시 단대 동으로 데려가 셋방에 가두어두고 이씨 집에 아홉 차례나 전화를 걸어 현금 60만원을 요구한 혐의다.
박 군은 재 군을 유인한 뒤 성남시 단대동 5만원보증금에 월세 5천원의 1·5평쯤 되는 셋방에 가두어 놓고 15일 동안「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가만히 있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길로 전신을 짓밟아 전치3주의 상처를 입혔으며 외출할 때는 손과 발을 노끈으로 묶어 놓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21일 하오8시쯤 이씨 집에 걸려 온 8번째 협박전화의 번호를 전화국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영등포동1가63 강순룡씨(66)집 구멍가게에 설치 된「핑크」색 공중전화임을 밝혀 내고 형사 3명을 배치, 잠복근무 중 22일 상오8시20분쯤 다시 찾아와 협박전화를 걸고 있던 박 군을 검거했다.
성남시 H고교 1년을 중퇴한 박 군은『8월3일 집에서 14만6천 원을 훔쳐 가출한 뒤 성남시에 방을 얻어 자취를 해 왔는데 생활비와 유흥비가 떨어져 범행했다』고 동기를 밝혔다.
박 군은 지난해 9윌 어머니 김 모씨(42)가 중풍으로 앓아 누워 있는 아버지 박 모씨(55)를 버리고 무단 가출한 뒤 생활이 쪼들리자 가정에 환멸을 느껴 집을 나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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