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설비 투자 계속 침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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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기는 호황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는 계속 침체에서 저미하고 있어 대부분의 기업이 경기전망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있으며 최근의 호황이 설비투자의 뒷받침 없는 이른바「뿌리 없는 호황」임을 드러내고 있다.
설비투자의 침체는 작년 하반기부터 특히 두드러진데 총 설비투자는 작년 하반기의 2.2%증가에 이어 금년 상반기에도 l.0%의 증가에 그쳤으며 이중 기계설비투자는 작년 하반기의3.5%감소에서 금년상반기에도 다시 2.0%의 감소를 나타냈다. 기계시설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설비투자의 저조는 민간기업이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으로 과감한 시설확장을 주저하고 있는 데다 금융긴축, 기업여신 관리강화, 외자도입부진 등이 겹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자도입(도착기준)은 8월말까지 8억9천6백만「달러」가 도입되어 금년 목표 18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수출이 금년의 고도성장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산업 특별설비자금은 금년 5백억원 목표에 상반기 중 1백79억원이 나갔을 뿐이다.
금년상반기의 17.4%의 고도성장과 54%의 수출신장은 신규투자보다 기존시설의 가동률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출수요에 대응하여 내년도에 1백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하려면 시설의 대폭 확충을 위한 투자의 환기가 시급한 형편이다.
금년의 경제성장률은 당초예상을 훨씬 넘는 12%선에 이를 전망이어서 소비억제와 투자의 증진이 이룩돼야 하는데도 금년 상반기 중 총 투자는 재고의 대폭 감소 때문에 총 투자가 19.8%나 감소됐는데 반해 총 소비는 작년의 증가율 5.9%를 훨씬 앞선 7.8%의 증가를 나타냈다.
이러한 소비증가와 설비투자의 감소는 고도성장에 뒤따른 국제수지악화와 물가상승을 우려케 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성장의 장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의 저조에 대해 관계당국에서도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투자환기방안에 대해선 기획원측이 경제규모 팽창에 대응한 통화확대와 민간기업에 대한 지나친 여신관리의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재무부는 총수요억제를 계속하되 선별금융의 강화와 물가안정기반확보를 통한 투자환기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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