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인문과학회의 다녀온 김원용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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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 대회 때(73년)와는 다르게 순수한 학술발표와 토론은 거의 없었다. 대신 「북한문제」 「한일관계」 「남북한개발에 관한 비교연구」 등 정치성을 가진 주제들이 많았다.』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중미 「멕시코 시티」에서 열렸던 제30차 「아시아」 및 북「아프리카」인문과학회의에 참석하고 최근 귀국한 김원용 교수(고고학·서울대)는 회의장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각 지역별로 분과위원회가 조직됐던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중국·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분과에 속했다.
그러나 합동으로 발표회를 가진 것은 아니고 각국별 또는 역사·언어·미술 등의 소분과로 다시 나눠 회의가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와 관련된 학술적인 주제로는 「한국문학과 언어」 「일본과 미국의 한국인이주자와 소수민족의 지위」가 특수한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당초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던 북괴의 불참으로 학문적인 남북대결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학자로는 유일하게 한국분과가 아닌 중국분파에 참석했던 김 교수는 중공학자들의 불참으로 현재의 중공측 발굴내용 등 구체적인 자료를 보지 못했던 것과 「멕시코」정부의 입국거부로 자유중국이 참석치 못한 것은 학술회의에 정치성이 개입한 것으로 유감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이번 회의에서 발표했던 논문은 『동북중국과 한국에서 발견된 청동기에 대해서』였다. 중국지방에서 발굴됐던 청동기와 최근 우리 나라에서 발견된 것을 비교, 그 차이점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나라 전북 익산을 중심으로 발달한 자생적인 청동기문화의 가능성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중국관계 발표에서 각국참가 학자들을 주목하게 한 것은 「홍콩」대 장신 교수(미술사)의 발표는 문인 『중국의 암화』였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중국의 암화문제는 발표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암화는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연구 「테마」였다고.
장신 교수에 의하면 암화는 바위에 새긴 각화와 물감으로 그린 채색화의 두 가지가 있어·감숙성·길림성·운남성 등지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인물·동물의 그림을 기하학·추상적으로 그린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석기부터 역사시대까지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높이 평가했다.
이밖에 재미한인학자인 장발 교수(동양미술사·「컬럼비아」대 교수·전 서울대미대학장)가 해서에서 행서로 바뀌는 서체의 변화에 대해 발표한 것이 미술사가들에게 주목됐다고 말했다.
다음 31차 대회는 79년에 「이란」의 「테헤란」에서 열린다. <임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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