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대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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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경·천진 일대에 28일 새벽 3시간동안에 세 차례나 지진이 일어났다. 강도는 8.2도.
지진의 나라 일본에서 가장 강도가 컸던 지진은 1891년에 있었다. 이때의 강도는 8.4도. 가장 피해가 컸던 「관동대진재」때의 강도가 8.2도 정도였다.
이번 지진의 피해가 얼마나 격심했을 것인지 짐작할 만도 하다.
기록된 역사상 최대의 피해를 준 지진은 l556년 바로 중국의 산서성에서 일어났다.
이때에는 83만명이 죽었다. 이번에 지진이 일어난 하북성은 바로 그 산서성에 붙어있다. 우선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은 16세기 때보다 인구밀도가 몇 십 곱이나 더 크기 때문에 그 피해도 엄청나리라는 점이다.
지진은 지하 수10km 내지 수백km의 지각이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견디다못해 지각변동을, 일으켜 이때의 진동으로 일어난다는 게 통설이다.
이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일으키는 것은 지각 밑을 흐르고있는 「맨틀」의 대류라고 미 지질학자 「찰즈·위텐」박사는 풀이하고 있다.
「위텐」박사는 「지축요동설」의 발표자이기도 하다. 팽이가 돌 때 속도가 떨어지면 팽이 중심부의 축이 흔들거리게 된다.
「위텐」박사에 의하면 지구의 지축도 지난 몇 해 동안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지축의 요동은 10년을 주기로 일어난다.
그럴 듯도 하다. 지난 65년에는 강도 8.6의 지진이 「알래스카」에 일어났다. 그보다 10년 전인 55년에는 「이란」 「터키」 「브라질」 「필리핀」 등지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났었다.
이밖에도 지진의 원인에 대한 설은 많다. 태양계의 9혹성들이 동일선상에 놓일 때 지진이 일어난다고 보는 천문학자들이 있다.
태양의 흑점수가 늘어나면 태평양상의 고기압이 북쪽으로 치우친다. 이런 때 지진이 일어나기 쉽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이들에게 공통적인 것은 75년부터 82년 사이에 이지구상엔 연속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 많다는 주장이다.
혹성 전부가 일직선상에 서는 것도 1백79년에 한번씩 있다. 또 태양의 흑점수가 가장 많아지는 것도 1982년이다.
이미 올 들어 「페루」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대지진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우리 나라에서도 작년에 서울에 미진이 있었다.
과학자들의 예언은 조금도 반갑지가 않다. 지구는 노쇠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질학자의 말은 더욱 겁을 주고 있다. 사람도 쇠약했을 때는 감기 몸살이 잘 걸린다. 지구는 몸살대신에 지진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더우기 지진을 예지하는 방법이 아직 충분치는 않다. 지진을 막을 길은 더욱 없다. 겁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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