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단에서 전 수상 구속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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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나까」(전중) 전 일본수상을 구속까지 몰고 간 「록히드」증회사건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 2월4일 「프랭크·처치」미 상원의원이 주관하는 미 상원다국적기업소위의 공청회에서였다.
증인으로 소환된 「코치언」 「록히드」 항공회사 사장(후에 사임)은 「록히드」제 항공기를 팔기 위해 일본 정·재계인사에 7천만「달러」, 서독의 정·관계인사에 수백만「마르크」, 「이탈리아」에 2백1만8천「달러」, 「네덜란드」에 1백만「달러」 등 모두 15개국에 2억2백만「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밝혀 전 세계가 「록히드·스캔들」에 휘말렸다.
「이탈리아」의 경우 「록히드」사로부터 1백5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전 공군참모총장 등 8명이 체포됐고 「레오네」대통령, 「모로」 전 수상 등까지 비화됐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율리아나」여왕의 부군인 「베른하르트」공이 「록히드」사로부터 판매촉진 비로 1백10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되어 한때 「율리아나」여왕의 퇴위까지 몰고 갈 듯 했다. 일본은 「록히드」사건에 휘말린 나라들 중에서 가장 오래 충격을 일켜왔다. 「코치언」은 미 상원청문회에서 동사의 L-1011 「트라이스타」기의 일본판매는 대리점인 「마루베니」(환홍)상사를 통했으며 판매공작을 위한 뇌물로 비밀대리인인 「고다마」(아옥예사부)에게 7백8만5천「달러」, 「마루베니」에 3백22만3천「달러」,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일본고관에게 2백만「달러」를 제공했다고 말해 일본정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고다마」는 우익거물로 일본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는 흑막인물인 만큼 그가 받은 뇌물이 자민당의 정치자금으로 쓰여졌으리라는 추측에서 정치문제화 됐다.
야당과 언론의 세찬 공격을 받자 「미끼」(삼목)수상은 진상 규명을 공언했고 이어 자민당은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야당은 진상조사단을 미국에 보내는 등 사실 규명에 나섰고 국회에서는 2차에 걸쳐 관련 증인들을 환문했다.
「미끼」수상은 「포드」미 대통령에게 일본정부의 관련 고관명단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미국 측은 지난 6월초 『일본 측 수사에 의해 기소되기까지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여 관련 고관명단을 일본측에 제공했다. 일본 수사당국은 이 명단을 가지고 지난6월 22일 마침내 관리자들에 대한 검거를 시작,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
증회혐의로 「마루베니」의 「히야마」(회산광) 회장을 비롯, 전일공의 「와까사」(약협득치)사장 등 13명을 체포한 데 이어 「다나까」전 수상과 그의 비서를 수뢰혐의로 구속했다. 「록히드」사건의 핵심인물인 「고다마」는 이미 탈세·외환법 위반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병 보석 중이다.
검찰은 지난 17일까지 그에 대해 31회의 임상심문을 했고 국회에서도 지난 22일 임상심문을 했다.
이제 「다나까」의 구속으로 수사는 급진전, 정계 전반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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