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회와 성경과 기도와…|기독교 성직 지망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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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간은 어려운 환경에 처할수록 적극적인 극복보다는 쉬운 유혹에 현혹되고 만다. 필부는 필부로서, 지도자는 지도자로서의 자기 존재 이유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동체 의식을 갖기보다는 사사로움을 추구하고 무사안일이 최고 가치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의 높은 뜻을 하나님께 바치고 평생을 교회와 성경과 기도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를 위해 헌신하는 목회자들로부터 일반 사회인은 모두 다른 삶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40여년 동안 목사와 신학도 양성에 몸 바쳐온 홍현설 목사 (감리교 신학대학장)는 목사가 되는 과정을 인고의 길로 묘사했다.
처음 목사가 되고 싶어하는 고등학교 졸업자들은 신의 소명자가 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신학교의 문을 두드린다. 신학 4년의 과정은 외형상 일반 대학과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목회기로서의 신념을 다지기 위해 많은 제약과 수련이 요구된다. 일반 대학과 가장 큰 차이는 항상 기도하는 생활을 해야 된다는 점. 신학도 들은 매일같이 기숙사에서나 집에서나 새벽 4시30분이면 교회의 새벽 기도회에 참석한다. 의무적인 것은 아니지만 「참된」 하나님의 사도」가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 하다는 것이 홍 목사의 설명이다. 처음 약간의 게으름 피우는 학생이었지만 결국에는 새벽 기도가 하루 삶의 원천이 됨을 깨닫고 기쁨으로 참석한다고 말했다.
새벽 기도 이외에도 학생들은 일요일의 낮과 저녁, 수요일 저녁에 예배를 보고 월요일에는 한 주일을 시작하는 예배를 본다고 말했다.
감리교 신학 대학의 경우 학생들은 매일 스스로의 시험을 이기기 위해 일생 동안 목회 활동의 지침이 되는 성경 연구에 몰두한다. 기도로 시작되는 매일 하오의 성경 연구 시간은 최근의 신학 사조를 알고 있는 교수와의 대화는 물론 앞으로 목사가 된 후에 당면하게 될 각종 시련을 이기기 위해 성경으로부터의 진리를 깨치는 것이다.
이 같은 생활이 4년간 계속되면 기초적인 목회자로서의 능력은 생기지만 신 학도들은 졸업이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일 뿐이다.
신학 졸업과 함께 대부분은 전도사가 된다. 이들은 도시의 변두리, 교회가 없는 시골에서 빈손으로 교회를 개척, 주민들을 주의 양으로 만드는 어려운 일을 감당해야 되는 것이다. 신학교시절 많은 수련을 쌓은 전도사도 이때는 많은 회의에 빠지고 심지어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경우까지 생긴다고. 그러나 전도사·목사 등 목회자들의 하루일과는 이 같은 시험을 능히 이길 수 있게 신념을 준다고 영락 교회 이성재 목사는 밝혔다.
이 목사는 『목회자들의 일과는 24시간이 하나님의 사도로서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의 일생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봉사, 소망을 갖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목회자들의 생활도 신도는 물론 일반인에게 믿음과 소망·사랑을 갖도록 전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하기 위해서는 인간인 목사 자신부터 이중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목사님들은 아침의 새벽 기도회, 조용한 시간의 묵상 등을 통해 인간적인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주시도록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때 목사님 자신의 약함을 고백하면 할수록 더욱 큰 신념과 힘이 생긴다고.
홍 목사는 성직자를 「파수꾼」에 비유, 일반 신도들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종교적인 경건함과 언행의 일치가 가장 요구되는 직업이자 인간이라고 규정했다. 성직자에게 담배나 술을 금하는 것도 종교적인 경건함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절제라고 설명했다.
기독교는 금욕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금욕을 실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활절 40일 전부터 시작되는 사순절에는 금식 등으로 예수의 고행을 회상하며 성직자로서의 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홍 목사는 말했다.
그러나 하루 24시간을 기도와 예배로 자기 수련을 할 수 없는 일반인들은 종교에 구애 없이 조용한 새벽녘, 어둠이 기든 저녁에 하루 일과를 반성하고 묵상·기도한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여유와 희망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목사는 권했다. <임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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