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통화팽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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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가뜩이나 국제원자재 값의 상승으로 물가가 강세인데 통화가 너무 많아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는 금년에 안정기조를 다지기 위해서 통화증가율을 20%선에서 억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통화증가율을 금년 들어 항상 1년 전비 30%선을 웃돌고 있다.
5월말의 통화는 1조2천1백89억원으로 4윌 말보다는 20억원이 줄었으나 작년 5월에 비해선 무려 33%나 증가한 과잉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의 통화는 1년 전비 34·8%, 3월은 34·9%, 2월은 30.6%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한 통화의 과잉은 주로 외환부문의 통화증발 때문인데 정부는 연중엔 이렇게 높은 과잉통화를 끌고 가다가 연말에 강력한 긴축을 실시, 연말계수만 20%선을 달성할 생각인 것 같다. 연중에 늘 통화가 과잉상태에 있으면 연말계수를 줄여 20%증가율을 달성해도 물가안경엔 별 도움이 안 된다.
정부는 상반기의 높은 통화증가율이 하반기엔 내려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상반기에 흑자를 보였던 재정부문이 하반기엔 추경편성 등으로 돈을 풀 것이므로 하반기에 쉽게 돈이 줄기가 힘들 것이다. 오히려 돈의 집중적인 방출로 급격한 과잉유동성을 초래하여 물가를 크게 자극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일반대출 등은 가차없이 회수하면서도 수출금융 등 큰 구멍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어 수출을 주로 하는 대기업은 돈이 풍성한 대신 중소기업은 심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러한 사태는 앞으로 금융정책의 큰 전환이 없는 한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과잉 포화수준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선 경기회복과 더불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과잉통화의 수축은 매우 힘들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물가추세를 보면 통화량이 많이 늘면 반드시 물가가 뒤따라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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