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국토 넓히기의 실천(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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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산강 3백리는 오래전부터 이 고장의 젖줄이었다.
그러나 풍부한 물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 유역 10여만정보는 언제나 물난리가 아니면 혹심한 가뭄을 숙명처럼 겪어야했다.
이 강유역에 내리는 연간 강우량은 35억t.
이중 18억5천만t은 땅 밑이나 공중으로 증발하고 16억5천만t이 강으로 흐르고있다.

<12억t의 빗물 유실>
그러나 13억t이 여름 한때 홍수기에 쏟아지기 때문에 겨우 3억1천2백만t만이 농업·공업용수 또는 식수로 쓰일 뿐 나머지 12억4천만t은 그대로 바다로 흘려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영산강 상류 4개「댐」은 바로 이 물을 저장, 홍수를 막고 또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이용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호남고속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는 장성「댐」은 공사비가 가장 많이 든 난공사였다.
황룡강의 상류 용강천을 가로막는 이 공사는 백양사계곡은 물론 입암산성까지의 모든 물을 담는 영산강 최북단의 저수지.
제방길이 6백3m·높이36m의 장성「댐」공사는 73년7월 착공이래 지금까지 연인원 50만명이나 동원됐다.
제방의 밑부분이 되는 기초지반공사는 둑의 안전과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암반까지 굴착했고 지하 15∼30m의 깊이까지 「시멘트」물을 주입하는 「그라우팅」공사를 한 후 「댐」중심부에 진흙을 다시 쌓아 올렸다.

<내년 우기 지나면 만수>
진흙 벽을 만드는 이른바 「스라리」공법은 농업진흥공사가 우리 나라에선 최초로 시도한 것이며 이 때문에 공사비도 20%나 절감시킬 수 있었다.
또 하나의 특수시설은 「하우엘방가·밸브」.
이는 취수탑에서 얻는 물의 양을 기계로 조절할 수 있는 특수장치로 유속과 유량을 마음대로 조절하여 한 방울의 물도 낭비하지 않는다.
「댐」에 괸 물 9천만t을 장성군·함평군·나주군 일대 농지 4천l백70만평에 대주기 위해 호남고속도 밑에는 지하「터널」수로를 설치했고 계곡을 건너는 수로교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내년 우기가 지나면 이「댐」은 만수가 된다.
따라서 내후년부터는 인근 논·밭은 모두 홍수·가뭄 걱정 없는 전천후농토로 바뀌어 ㏊당 3t밖에 생산하지 못했던 쌀이 일약 5·2t까지 수확할 수 있게 된다.
34억원짜리 이 공사에 투입된 물량은 「시멘트」 27만5천5백부대·철근 91만1천t·제방제척 1백68만9천입방m·「불도저」 등 중장비 6만6천대.
제방공사에 들어간 흙만도 1백61만8천입방m로 웬만한 야산만큼이나 된다.
영산강 대역사 1단계사업의 핵인 4개「댐」공사가 성공됨으로써 낙토건설의 꿈은 한결 밝아지고 있다.
내년 6월까지 5백리가 넘는 용·배수로 설치, 경지정리사업이 모두 끝나면 유역3만4천5백㏊에서는 지금보다 쌀3만9천t 1백17억원어치·잡곡30만t을 증산하게 된다.
이처럼 상류의 수원을 확보하고 물 댈 준비를 끝낸 농업진흥공사는 제2단계 사업인 목포 하구언 건설공사도 곧 착공한다.

<영산호는 아산호 두배>
이 하구언은 무안군 삼향면과 영암군 삼호면을 잇는 길이 10리 4·3㎞의 방조제를 쌓아인공 담수호를 건설하는 것.
담수호 「영산호」는 이미 준공된 「아산호」의 2배 규모로 2억5천3백만t의 물을 저장한다.
하구언 위에는 노폭 20m의 4차선 도로를 건설, 나룻배로 건너야하는 무안군과 영암군간을 육로로 왕래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목포와 남해안간을 연결하는 산업도로 구실도 하게된다.
또 이하구언 건설로 유역갯벌 2천만평이 옥토로 바뀌어 그만큼 국토도 넓어진다.
1단계사업에 투입된 돈은 7백30억원, 2단계사업에는 8백90억원이 들 계획. 단일사업으로서는 최대의 공사가 바로 영산강대역사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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