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합숙소 불 7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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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불이 나 잠자던 축구부원 7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

26일 오후 11시17분쯤 충남 천안시 성황동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이곳에서 잠자던 金모(13).조모(12)군 등 7명이 숨졌다.

또 함께 잠을 자던 다른 축구부원 17명과 코치 등이 연기 등에 질식, 인근 충무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나자 합숙소 입구 쪽에서 자던 학생들은 곧바로 피했으나 안쪽에서 자던 학생들이 빠져나오려다 뒤엉켜 피해가 커졌다.

또 유독성 물질이 타면서 발생한 연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대피하기 어려웠다. 학생들은 "훈련을 마치고 피곤한 상태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울면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천안소방서 소속 소방차가 출동, 10여분 만에 불을 껐다.

학생들은 컨테이너와 벽돌 슬래브를 이어 붙여 개조한 10여평짜리 합숙소 방에서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사망자가 모두 학생인 점으로 미루어 지도 교사가 합숙소에서 학생 지도를 제대로 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10여분간의 화재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점을 중시, 학교측이 안전수칙을 지켰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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