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레진저」 전 국방의 세계군사전략개념서 후퇴한 느낌|공약이행엔 변함없고 한국군 현대화 계속추진 의지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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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럼스펠드」의 첫 국방보고서에서는 한국의 비중은 과거에 비해 약간 후퇴한 느낌이다.
지난해 「슐레진저」국방보고서에서는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방위거점이었고 한국군과 주한미군에는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극동주둔 소련군의 「유럽」이동을 어렵게 만드는 역할을 맡김으로써 한국방위를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럼스펠드」보고서에서는 동북「아시아」는「유럽」과 함께 미국의 두개의 방위거점이라는 데는 차이가 없으나 한국의 존재는 일본방어와의 연결에서 그 필요성이 지적되고있다.
「슐레진저」보고서가 동북「아시아」는 한국을 주축으로 해서만 방위가 가능하다고 한데 반하여 「럼스펠드」보고서는 한국의 역할은 동북「아시아」라는 일반적인 개념 속에 용해되어버린 느낌이다. 「럼스펠드」보고서도 「유럽」과 동북아시아 관계를 언급했지만 사고의 단위는 동북「아시아」 중심이다.
「럼스펠드」는 「슐레진저」와는 달리 북괴의 남침에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보다도 한국의 남침위협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럼스펠드」는 동북「아시아」정세는 중·소 관계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고 말하고 『현재로서는 중공 또는 소련이 북괴의 한국공격을 고무하거나 지원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럼스펠드」의 그런 판단은 「포드」의 중공방문, 「워싱턴」·「모스크바」간의 빈번한 접촉을 토대로 한 것이다.
미국관리들의 견해는 대부분 「럼스펠드」의 판단과 일치한다. 다만 같은 판단을 갖고도 「슐래진저」는 「럼스펠드」보다 열성적으로 한국에 대한 공약을 거듭 다짐하고 소련·중공·북괴에 강경한 경고를 계속했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규모를 현재수준으로 계속 유지할 것을 역설하고 또 한국에 대한 대외군사판매(FMS)계획을 증가시킴으로써 한국군현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점은 미국의 대한공약자체에는 어떤 변화도 없음을 확인한 셈이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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