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후지사와」 8강전 결승 3번국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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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조치훈 7단과 「후지사와」 9단이 겨루는 「아사히」신문주최 「8강전」결승 3번 승부가 22일부터 일본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다.
「후지사와」 9단(50) 은 제1, 9기 명인, 제2, 5기 「프로」10걸 1위, 제15, 16, 17기 왕좌, 그리고 지난 1월9일 제1기 천원전에서 우승, 5백만「엥」의 상금을 탄 일본기계의 강자다.
「후지사와」 9단은 지금까지 술을 너무 좋아해서 탈이었고 술과 경마 등으로 재산을 탕진, 작년 초에는 집마저 공매 당하는 불행이 겹쳤는데 오히려 그 후로 바둑에만 몰두했는지 연전연승을 거두고있다.
『잠자던 호랑이가 깨어났다』고 불리는 「후지사와」는 일본기계에서 평판도 만만치 않다. 지금기계의 최고 강자는「오오다께」명인도 아니요 「이시다」본인방도 아니요 임해봉 10단도 아니요 바로 「후지사와」 9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 때 「가지와라」 9단· 「야마베」 9단과 함께 『전후의 3총사』로 불리며 전성기를 가졌던 「후지사와」의 기풍은 독창적이며 「스케일」이 큰 바둑이다. 치훈군도 그의 기풍을 높이 평가해서 그의 바둑을 연구해온바 있다.
이에 비해 치훈군은 작년의 일본기원 선수권전 준우승, 프로 10걸 1위 등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55전39승16패로 최다대국 최다승리를 기록했다. 원숙한 「후지사와」와 패기의 치훈군이 맞붙어 볼만한 싸움이 될 것 같다.
두 사람의 대국을 전망한 「아사히」신문은 「후지사와」는 일격타도의 강타가 장기고, 조군에게는 피곤을 모르는 연타가 있기 때문에 아마도 종반전에 가서 역전이 되는「게임」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작년 한해동안 치훈군에게 3번 싸워 모두 패한 임해봉 10단의 말대로 치훈군은 『후반전에 가서 특히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후지사와」와의 3번 승부는 치훈군이 2대1로 이길 것 같다. 아니 그렇게 기대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한해는 명인전을 둘러싼 「아사히」와 「요미우리」신문의 싸움으로 바둑계뿐 아니라 일본전체가 떠들썩했다. 이 바람에 생긴 것이 바로 「8강전」이다. 즉 「아사히」신문이 명인전을 하기 위해 「프로」10걸전을 끝내면서 마지막 장식으로 8강 초청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까다」·「후지사와」·「이시다」·임해봉·「하시모도」 9단과 치훈군 등 6명의 역대 프로 10걸 1위와 일본기원을 대표한 「오오다께」 명인, 관서기원을 대표한「하시모도」9단이 참가, 실력 일본1위를 뽑는 것과 마찬가지다.
「후지사와」 9단은 「이시다」와「하시모드·쇼오지」를 꺾고 올라왔고 치훈군은 「하시모도·우따로」와 임해봉을 꺾어 두 사람이 맞붙게 되었는데 두 사람의 지금까지 공식대국 전적은 치훈군이 2전2승을 거두고있다. 재작년과 작년 이 프로 10걸전에서 만나 모두 흑으로 불계승, 1집 반승을 거두었다.
그밖에 올해 치훈군은 기성전 「리그」와 일본「시리즈」「리그」전 등에서 싸운다. 제l기 신인왕전에서는 3승하면 결승 3번 승부를 갖게되고 NHK배전과 12「채늘」속기전에서도 앞으로 3승하면 우승이다.
치훈군으로서는 올해가 정상을 차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찬스」로 보인다. 그것은 「이시다」가 명인과 왕좌를 「오오다께」에게 뺏기는 등 일본기계는 제1인자가 누구라고 말할 수 없는 군웅할거의 전국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시다」는 「오오다께」에게 약하고, 「오오다께」는 임해봉에게 약하고, 임해봉은 치훈군에게 약하기 때문이다.
치훈 자신도 올해는 명인·본인방·십단전의 3대「타이틀」에 주력하겠다고 각오를 새로이 했다. 한국의 「팬」들과 함께 올해 치열군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동경에서 조상연 4단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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