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탕트』교착에 돌파구 찾아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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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설>
『미·소 데탕트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토끼 한 마리나 소련이 얻은 것은 말(마) 한 필이다』-. 이것은 「키신저」 방 소에 대한 어느 유력한 의회의원의 논평이다. 「데탕트」에 대한 이런 투의 불만은 「헨리·잭슨」상원의 소련은 1단계 전략무기제한협상(SALT)을 위반하고 있고 「키신저」는 그런 정보를 「포드」에게는 감추고 있다고 주장한 이후, 그리고 「앙골라」에 대한 소련의 개입이 노골화 한 이후 한층 커지고 있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앙골라」에서 소련이 「쿠바」군대를 철수시킬 때까지 소금과 곡물수출을 중단하라는 국내 압력은 그런 불만을 직접 반영한 것이다. 잭슨의원이나 「리건」이 정말 그런 정보를 가지고있다면 선거운동에 필요할 경우 결정적인 순간에 그것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펜터건」에서도 「슐레진저」논쟁이후 「키신저」의 독주가 미덥지 않아서 소련방문에 국방성 고위관리 한 사람을 동행시키고있다.
1년 이상 교착상태에 빠진 2단계 SALT를 「마지막」담판하러 「모스크바」로 떠난 「키신저」의 집안사정은 이처럼 거북하다. 「키신저」는 소련이 자기를 부를 정도면 지금까지의 빡빡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완화시킬 의향이 있다는 증거라고 낙관하면서 「모스크바」로 떠났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키신저」의 이번 방문중에 SALT의 교착상태가 전면적으로 타결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SALTⅡ의 타결을 가로막고있는 소련의 「백파이어」폭격기와 미국의 순항 「미사일」 의 성격규정에서 소련이 건설적인 양보를 할 의향이었다면 진작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SALT타결의 비관론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에서 「포드」와「브레즈네프」가 당면하고있는 정치적인 사정을 고려하면 혹시 최종합의 자체까지는 몰라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와 같은 원칙적인 합의에는 서명할 수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포드 대통령은 2월에서 6월까지의 예비선거기간동안 제1단계 대책으로 SALT에 관한 큰「뉴스」가 아쉽고 「브레즈네프」는 2월의 공산당대회에 SALT의 진전을 보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키신저」는 이번에 원칙상의 합의를 보고 6월중에 「브레즈네프」의 방미를 실현시켜 그때 남은 문제에 합의하면 선거의 시기와 시간이 맞아떨어진다고 계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포드」는 시간이 좀 급하다. 그는 공화당전당대회까지는 SALTⅡ같은 외교적인 업적을 쌓아서 지명을 무난히 받고 빨리 중도의 위치로 돌아와서 민주당후보와의 대결 채비를 갖추어야한다.
포드의 그런 일정이 무너지면 포드의 인기회복은 기대할 수 없고 그렇게되면 재선가능성이 적은 포드와 계속 SALT협상을 벌이리라는 기대를 「브레즈네프」한테 걸기가 어렵다.
포드에게는 곡물수출의 중단위협 같은 압력수단이 없지도 않다.
그러나 선거의 해에는 농민의 표 때문에 그런 수단을 사용할 수도 없다.
데탕트의 장래는 SALT에 달렸다.
「키신저」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그가 이번에 빈손으로 귀국하면 SALT와「데탕트」가 모두 후퇴의 위협을 받게 되고 따라서 「포드」는 선거에서 내세울 것이 없다.
「앙골라」사태와 「레바논」사태를 상쇄할 업적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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