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미국 평단서 주목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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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창(50) 민병헌(48) 두 사진작가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잇따라 미국에서 연 작품전에서 호평을 받고 돌아왔다. 한국 사진계에서 허리 구실을 하는 두 사람이 국제적인 시선과 주목을 끌어낸 것은 한국 현대사진 전반에 대한 평가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 달 18일까지 매사추세츠 살렘에 위치한 피바디 에섹스 미술관에서 회고전인 '구본창:한국 사진의 걸작'을 연 구씨는 미술전문지인 '아트 온 페이퍼'와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에 리뷰가 실리는 등 현지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시각미술평론가인 매리 셔먼은 "시간 혹은 삶이 남긴 상처와 자국들을 고착시킨 구씨의 작품은 소중한 것들에 대한 집착의 아름다움과 그에 따르는 공허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 미술평론가 케이트 맥퀘이드는 "삶의 덧없음을 포용하는 구씨의 사진은 사랑과 죽음의 모든 국면들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이런 평가에 힘입어 구씨의 사진전은 27일부터 5월 3일까지 뉴욕 리코마레스카 화랑에서 이어진다.

2002년 7~8월 뉴멕시코 산타페에 있는 사진전문화랑 '포토 아이'에서 열린 '구본창.민병헌 초대전'은 작품에 대한 평가는 물론, 이를 계기로 민병헌씨가 '포토 아이'의 전속작가로 계약하는 결실을 맺었다.

미술평론가 성완경씨가 "직관적 호흡의 귀기(鬼氣)와 그래픽한 촉감성이 동일한 호흡으로 묻어난다"고 지적한 민씨의 사진들은 '눈의 직관'을 좆는 한국적 풍경으로 미국인들의 호감을 불러왔다.

2004년 '포토 아이'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인 민씨는 이에 앞서 4월 4일까지 서울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에서 '안개' '흐름(flow)' 등 근작을 선보이고 있다. 흐린 빛 속에 심연처럼 뿌옇게 아스라한 선 몇 개로 드러나는 자연 풍광들은 "사진작업이 아니고는 결코 표현해 낼 수 없는" 것을 추구하는 작가의 고집을 보여준다. 02-511-0668.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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