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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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근착 「타임」지(미주간)는 「제4세계」·「제5세계」라는 새로운 용어를 소개해 흥미를 끈다.
「제3세계」라는 말은 이미 가난한 신생국들의 대변인격인 「알제리」의 「부메디엔」, 「멕시코」의 「에체베리아」등이 만들어 낸 말이다. 「제3세계」는 흔히 「남쪽」 또는 「LDC」 (Less Developed Countries)라고도 한다. 지구 북쪽의 이른바 공업선진국들은 「제1세계」로, 공산세계는 「제2세계」로, 그리고 지구 남쪽에 처진 저개발국군(LDC)들은「제3세계」로 지칭되고 있는 것이다.
「제3세계」는 흔히 제국주의, 자원개발의 부당성, 오만불손, 낭비, 신 식민주의 등 자극적인 구호로 선진국에 대한 적대감을 내세워 스스로 단결을 호소해 왔다.
그러나 「타임」지는 오늘의 세계가 직면한 경제적인 고민은 날로 심각해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38억 인류 가운데 불과 7억7천만명의 사람들이 세계자원의대부분을 소비하며. 이들의 생활은 인류역사상 최상의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나머지 1백여개 국가의 30억 가까운 사람들은 가난을 면치 못하고, 굶주림과 질병에 신음하는 사람들만 해도 수백만 명에 달한다. 따라서 오늘의 세계는 3개아닌 5개의 등급이 지어진다. 「제1세계」는 「유럽」·북미주·일본·「뉴질랜드」·호주 등 선진공업국가들. 남아와 「포르투갈」·「그리스」·「스페인」·「아르헨티나」는 「준 제1세계」급.
「제2세계」는 13억에 이르는 공산세계의 사람들.
「제3세계」는 석유수출기구(OPEC)의 국가들, 「자이르」「잼비아」 「모로코」 「말레이지아」등 기간 자원국들. 이들은 아직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기술과 자원을 갖고 있어서 개발은 시간문제라고 「타임」지는 평가한다. 이 가운데 한국이 포함되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대만 「싱가포르」「멕시코」 「브라질」과 함께 한국은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여 개발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제4세계는 「LDC」군으로 약간의 자원과 기술은 갖고 있지만, 자본이 부족하고 상품의 수출과 기술의 도입에 각별한 정책을 필요로 한다. 「페루」「도미니카」「리베리아」「요르단」「이집트」「타일랜드」 등이 이「그룹」에 든다. 마지막 「제5세계」는 말하자면 『불우이웃』의 「케이스」. 자원도·식량도 없는, 스스로는 일어설 수 없는 나라들이다. 「말리」 「차드」「이디오피아」 「뱅글라데쉬」등.
많은 지도자들은 오늘의 세계적 현실도 역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즘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경제회의」도 바로 그 대화의 장인데, 모든 나라들은 저마다 고함만 지르고 있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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