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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는 첩보 전의 막후조종자들-주요국 「보스」들의 면모 「뉴스위크」지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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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활동으로 미국의 중앙정보국(ClA)의 내막이 많이 폭로되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대외첩보기관들은 그들의 맹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비밀의 장막에 가려져 있다. 다음은 근착 「뉴스위크」지가 소개한 주요국 첩보책임자들의 면모다. <편집자주>
▲「마우리스·올드필드」(영)=영국정보국(SIS)의 최고책임자. 50년대와 60년대에 거듭된「스캔들」로 위신이 실추된 SIS를 재건시킨 인물로 냉철하고 효과적으로 정보업무를 수행하는 천부적인 정보「맨」이다.
완강한 반공주의자인 그는 일 국의 정보책임자 답지 않게 소탈하게 옷을 입는다.
농가에서 태어나 「맨치스터」대학을 나온 그는 외국어를 한가지도 모르는데 지금껏 홀아비로 지내며 주일이면 교회에 꼭 가고 「오르간」을 치는 것이 취미. 영국 인명록에는 그의 취미가 「농사짓기」로 되어있다.
첩보소설의 대가 「존·르·카레」의 작품 『땜장이·양복장이·군인·스파이』의 주인공 「조지·스밀리」가 바로 「올드필드」를 「모델」로 한 것이라고.
▲「게하르·베셀」(서독)=서독 연방정보국(BND)의 최고책임자. 2차 대전 때 정보업무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나치」정보장교의 최고봉이라고 일컬어지는 「라인하르·겔렌」장군의 수석보좌관으로 활약했다.
45년 당시 소령이었던 「베셀」은 「히틀러」에게 소련군이 침공할 것이라고 보고했다가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아 정신병원신세를 질 뻔하기도 했다.
3일 후 소련군이 국경에 대공세를 취해와 그의 정보가 적중했다.
패전 후 「겔렌」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BND를 창설했을 때 그의 보좌관으로 활약했다.
68년 BND의 최고책임자가 된 그는 이후 동구에 BND조직을 확장시켰으며 중동에까지 작전을 확대하기도 했다.
▲「알렉상드르·드·마랑쉬」(불)=「프랑스」의 정보기관인 대외 첩보국(SDECE)의 책임자인 「마랑쉬」는 6「피트」키에 몸무게2백20「파운드」의 거구로 정보활동에는 걸맞지 않은 사람같이 보이나 빈약한 「프랑스」의 정보기관을 체계화한 인물.
70년 친구사이인 「퐁피두」대통령에 의해 SDECE의 책임자로 지명된 그는 정보업무를 「컴퓨터」화 했으며 「프랑스」정보기관이 전통적으로 해왔던 국내 반대파와 동맹국에 대한 사찰운동을 제한했다.
「마랑쉬」는 서방 국과의 정보제휴관계를 노력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서방세계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유리·안드로포프」(소)=미국의 정보소식통은 소련의 첩보원들이 땟물을 벗었다고 얼마전 말한 일이 있다. 『현재 그들은 훈련이나 첩보활동이 매우 세련돼있다. 그전처럼 촌스럽지도 않으며 교양이 몸에 밴 교육받은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 미국 보관리는 말했던 것이다.
소련첩보원들이 이렇게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된 데는 최소한 소련 국가안보위원회(KGB)를 이끌고있는 「안드로포프」(61)의 덕분인 것 같다. 키가 크고 학자풍인 「안드로포프」는 소련관료 속에서는 보기 드물게 점잖고 「유머러스」하며 영어해독은 물론 회화도 잘해낸다.
1956년 「헝가리」봉기로 소련군이 탄압할 당시 「헝가리」에서 그는 대사로 있었다. 「안드로포프」의 KGB통솔 8년 기록은 이 기관의 조직자였던 악명 높은 「펠릭스·제르진스키」를 빼놓으면 최강기록이며 아직도 그가 이 자리에서 물러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마르쿠스·불프」(동독)=동독첩보최고본부(HVA)장. 동「베를린」의 언어로 「마르쿠스·볼프(52)는 『모든 것에 군림하는 사람』이라고 불려진다. 그러나 이 줄담배를 즐기는 전직 「라디오」해설가는 첩보세계에 도통한 최정예 정보요원으로 평판을 얻고있다.
그것은 그가 동구 정보기관에서 유일한 유대인출신의 총수라는 점과 그가 24년간이나 이 직책을 차지하고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52년부터 그가 서독으로 난민을 가장시켜 파견한 1만1천여명의 첩보요원들은 서독종교계로부터 노조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계 각층에 침투해 있다.
「브란트」전 수상을 퇴진시킨 첩보 계의 가장 악명 높은 「귄터·기욤」은 물론 수년간 서독정보 당국이 각의에 제출한 보고서 사본을 그에게 넘긴 「이레네·슐츠」도 그가 파견한. 사람들 중의 하나.
2차대전전 독일공산당원의 아들인 그는 12년간의 소년시절을 소련에서 보냈다. 그는 그의 첩자들에게 HVA정기교신을 통해 요원의 생일을 축하할 만큼 대담하기도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체포된 동독첩보요원의 석방에 최대한의 힘을 기울이는 「그의 인사정책」은 정평이 나 있다.
▲「이트자크·호피」(이스라엘)=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대담한 행동을 하는 정보기관으로 「이스라엘」의 「모사드」이상 가는 기관은 없다. 「아돌프·아이히만」을 납치해온 역사적 사건을 젖혀놓더라도 「모사드」는 「시리아」의 최고정치조직에 여러번 첩자를 침투시켰고 「모로코」정보기관과의 기술협력이라는 방식을 통해 「아랍」정보 계에 침투했다.
지금 이 강력한 정보기관의 책임자는 꼼꼼하고 침울하게 보이는 전 낙하산 부대장교 출신의 「이트자크·호피」소장이다.
지난 봄에 「모사드」책임자로 임명된 「호피」는 정보분석에 뛰어난 재간을 갖고있으며 제4차 중동전이 터질 무렵 「이스라엘」군 사령관들이 「아랍」의 공격을 경시하고 있을 때 그는 「시리아」의 공격을 눈치채고 당시 국방상 「다얀」을 설득, 「골란」고원에 장갑연대를 투입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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