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 영동 이전 놓고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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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5년간의 역사와 빛나는 전통을 지닌 명문 경기고교가 교사의 영동이전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있다.
서울시교위는 당초 정부의 고교평준화 정책과 강북의 인구소산책으로 도심지인 서울종노구 화동 1의17 현경기고교 교사(대지1만1천37평, 건물 4천5백평)를 강남구 청담동22의1로 옮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72년11월부터 10억3천여만원을 투입, 3만2천2백 35평의 대지에 본관(4층 건평 2천l백평). 과학관 (3층 7백37평), 체육관 (9백35평), 관리실(3층 5백6평), 도서관 (3백61평), 기타(2백7평)4천8백68평의 건물을 이미 지난9월에 완공, 내년 신학기부터는 새 교사에서 수업하도록 준비를 서둘렀다.
그러나 학교이전을 앞두고 현재의 건물과 대지에 대한 세 차례의 입찰이 단1명의 응찰자도 없이 모두 유찰된데다 재학생들이 이전을 전면 반대하고 또 일부 졸업생들이 신교사의 시설확충 등을 요구하고있어 아직 확실한 이전계획을 세우지 못하고있다.
당초 시교위는 지난2학기 초예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경쟁시험을 치르고 입학한 마지막 학생들인 현 3학년 학생들만이라도 현재의 교사에서 졸업하게 해 달라는 강력한 요청에 의해 내년2윌로 이전을 연기한 것.
일부 졸업생및 학교측은 이전에 앞서 시설투자를 더하거나 안되면. 이전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시교위 측은 영동새교사는 난방시설은 물론 .화장실도 모두 수세식으로 갖추는 등 서울 경복 용산 경동등 4개공립고교의 시설수준을 능가한다고 밝혀 시설확충을 위한별도의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새 교사는 음악관·미술관·과학관 확충등 18개의 각종 특별교실 및 부속건물을 새로 시설해야 하며 이미 완공된 시설가운데에도 강당에는 35mm 영사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설과 과학관에도 물리실·시청각실·영사실등을 더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학교측의 주장이다.
경기고교는 75년 전인 1900년 지금의 화동1번지에서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효시로 출발, 그동안 줄곧 전국 중·고교가운데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면서 1만8천 여명의 인재를 배출해왔다.
졸업생 중에는 박사학위취득자가 6백여명·역대장관 26명·국회의원 53명·대법원판사 5명·육군 및 공군대장이 4명에 달한다.
다만 교정에 서있는 기념비처럼 유서 깊은 현교사를 하루아침에 떠나가는 아쉬움과 깊은 애착심 때문에 이전작업이 늦어진 것으로도 풀이되나 아직은 시교위 측에서도 완전한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경기고가 이전되면 현재의 공동학군에서 3학군으로 바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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