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계 모국방문 계속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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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18일『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의 기강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나누는 자리에서 자신의 민주주의 관을 밝히고 중단된 남북대화 계속을 위해 조총련 모국방문 등 쉬운 분야부터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시간30분 동안 국내외 문제 등에 관해 소견을 밝힌 박 대통령은 『민주주의라는 것은 공자가 얘기한 중용지도와 통하는 것이며 자유민주주의는 지난날의 낡은 전제군주 식 억압을 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무절제한 자유방임을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나는 누구보다도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있으나 우리가 처한 입장에서 볼 때 북괴가 노리는 분열을 막아야 하며 더 큰 자유를 누리고 국가가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력이 배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라마다 그 나라의 현실에 맞도록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방법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박 대통령은 『현재 북괴와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도 있으나 그렇게 되면 나라를 잃게 되어 현재의 자유마저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미국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당시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전쟁수행에 저해되는 1만3천여 명을 영장과 재판 없이 감옥에 보낸 사실을 기록한 오하이오주대 랜들 교수의『남-북전쟁과 재통합』이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 『외국인사들에게 이 사실을 설명하면 아무런 반론도 제기하지 못하고 수긍하더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대화에 언급, 『북한공산주의자들이 이산가족 성묘마저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정부는 쉬운 방법부터 꾸준히 추진키 위해 조총련계 재일 교포의 모국방문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조총련계 교포들은 끈질긴 저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모국을 찾아오고 있다』고 지적, 『북한공산집단이 이산가죽 성모제의를 거부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력배양이 민주주의 수호와 자유수호의 길』이라고 말하고 『우리나라가 북괴보다 월등한 국력을 갖게 될 시기가 언제쯤이 될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현재의 우리 노력에 따라 추측하면 4, 5년 후에는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국력이 북한을 훨씬 능가하게 될 때에는 소련과 중공도 북괴의 전쟁도발을 스스로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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