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항암 효능이 있는 신립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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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상 어느 구석엔가 불로장수초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발버둥치다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이 적지 않다. 그 대표적 인물로 진나라의 시황을 꼽을 수 있겠다. 그는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신하들을 못살게 굴다가 결국 늙음과 죽음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최근 일본에서는 진시황이 찾던 영초는 아마도 진립초일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일대「붐」을 이루고 있다.
여전히 고개를 숙일 줄 모르는 홍차버섯 「붐」과 함께 진립초「붐」도 대단하다. 적어도 이런 종류의 문제엔 과장이 심한 일본인들이라 진립초도 결국은 홍차버섯과 별다른 것이 없지 않겠느냐는 회의론도 강력하지만 어떻든 이 초목이 우리 나라에서도 재배가 성공되어 일반에게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라 한번쯤 검토해볼 만한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이 진립초를 「명일엽」이라고 부른다. 한방에서는 함초라고 해서 약초로 취급한다. 우리 나라 이름은 신립초.
장수촌으로 이름난 팔장도를 탐방한 일본의 장수학자들은 이 섬주민들의 건강·장수가 신립초의 상식 탓이라고 발표, 일본에 일대 신립초「붐」을 일으킨 것이다.
팔장도는「도오쿄」에서 2백 90km 거리의 남단 태평양의 면적 77평방km, 인구 1만 1천여명의 작은 섬.
과거에는 죄인들의 유배지 였으나 세계적인 장수촌임이 밝혀지면서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고있다. 이 섬의 노인인구는 60세 이상이 전 주민의 16.4%로 일본전국평균 9.4%보다 훨씬 높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고혈압 환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점이다.
이 섬의 특산인 신립초는 학명이「앙겔리카유틸리스」. 미나리과 식물로서 우리나라 인삼과 비슷한 잎이 3잎이며 높이 1m 가까이 자라고 3년생 초본이다.
학자들은 이 신립초를 젖소에 먹인 결과 젖의 양이 30%나 늘어나는 최유효과를 관찰했고 탈모환자에게 신립초를 복용시켰더니 1년만에 새로이 머리털이 돋아나는 것을 확인, 신립초야말로 진시황이 찾았던 불로장수초라고 격찬했다.
새로이 돋아나는 싹을 잘라서 매일 먹으면 암·고혈압·당뇨병·신경통 등 현대인의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 그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 타당한지는 알 수 없으나 신립초에 특히 농축되어 있는 엽록소와 「비타민」B12를 보면 마냥 허황된 주장은 아닌 듯 싶다.
엽록소는 인간의 생명현상을 좌우하는 성분이고 「비타민」B12는 악성빈혈을 예방해주는 물질이다. 더욱이 최근 「비타민」B12가 항암효능을 발휘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바 있어 신립초「붐」은 우리 나라에서도 일어날 듯 싶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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