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적자·국내 여신 축소 필요|세계 은행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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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IBRD (세계 은행)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당면 과제가 국제 수지의 균형 회복에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수출 촉진과 재정 적자 및 국내여 신의 축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IBRD가 발표한 「한국 경제의 성장과 전망」에 의하면 한국의 경상 거래 적자는 73년의 3억「달러」에서 74년에는 18억「달러」, 올해는 2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며 75년 1·4분기중의 경상 거래 적자가 이미 12억「달러」에 달했으므로 이와 같은 전망이 맞아떨어지자면 하반기에 대폭적인 수지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 자본 도입 필요량을 21억5천만「달러」로 추정, 이 가운데 중장기 차관 12억「달러」, 기타 해외 차관 4억「달러」, IMF 「오일· 퍼실리티」 3억5천만「달러」, 공공「프로젝트·론」 4천만「달러」가 이미 확보되었거나 확보가 가능하지만 2억「달러」는 아직도 미정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계산은 74년 중 7억3천8백만「달러」가 줄어 3억「달러」수준으로 떨어진 순대외준비고를 더 이상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한국이 국제 수지 방어를 위해 재정 적자·국내 여신 증가폭을 줄인다는 것은 고도 성장의 포기를 의미한다고 말하고 올해 실질 성장 목표는 7%이지만 경제 정책 입안가들은 5∼6%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보고서는 외채 증가에 따라 한국의 외채 상환 실적이 68년∼71년 사이에 5배가 증가했으며 그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으나 증가율은 72년 이후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는 공공 차관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차관 조건이 개선된데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상 외환 수입에 대해 부채 상환액의 비율이 70년의 23·7%에서 74년에는 12·6%로 낮아진데서도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식의 부채 상환 비율의 개선은 이밖에 수출 증대에 따른 외환 수입의 증가에 힘입고 있으며 부채가 평가 절하된 「달러」로 묶여 있는데 반해 경상 수출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는데도 이유가 있다.
어쨌든 적절한 조건으로 외화를 들여 올 수 있다는 문제는 70년, 71년에는 적지 않은 우려를 낳았지만 앞으로는 훨씬 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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