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할머니, 기획원에 진정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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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 신민당 총재였던 박순천 할머니가 경제기획원장관 앞으로 물가고와 서민들의 생활을 걱정하는 진정서를 보내와 기획원에 조그만 소동을 일으켰다.
이 진정서가 들어 있는 흰 봉투는 수신인을 「서울시 경제기획원장관 남덕우 귀하」, 발신인은 「화곡동 박순천」이라고만 써져 지난 10월초 우송돼 온 것. 담당 직원은 처음엔 박순천 할머니의 이름을 도용한 짓궂은 사람의 장난으로 판단할 뻔했으나 일단 남 장관에게 보고를 했고 남 장관은 박 할머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진짜임을 확인.
검은 줄이 가로쳐진 편지지 3장을 가득 채운 진정은 △물가가 너무 올라 서민 생활이 어려운데 대책을 세워 달라 △봉급 2∼3만원의 근로 대중은 외면한 채 잘 살고 있는 공무원의 봉급만 크게 올리는 것은 웬일이냐는 등 다양한 내용. 남 장관은 진정 내용을 정책에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정중한 회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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