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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실장과 통화" 김황식 발언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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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황식 전 총리가 18일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시민을 만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김황식 전 총리가 18일 출마선언 전에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접촉한 사실이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실장과 전화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기춘 실장은 법조계 선배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에 관해 상의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과는 대통령선거 과정 이후 만나거나 전화통화한 일이 없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새누리당 동대문을 당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현재 서울시장이 중앙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나는 서울시장이 돼서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는 게 목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몽준 의원 측은 “소문으로 떠돌던 청와대 개입설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비판했다. 정 의원 측 이수희 대변인은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 같은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도 김 전 총리가 ‘대독 총리’에서 ‘낙하산 후보’로 변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허영일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방선거를 사실상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전 총리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통화는 했지만 선거와 관련된 대화는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 전 총리 측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가 독일을 6개월 동안 다녀와서 지난해 11월 초에 안부차 김 실장께 전화를 드렸다. 선거 얘기는 전혀 없었고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김 전 총리가 비서실장이 된 지 얼마 안 된 김 실장에게 축하통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법조계의 선후배이자 대학 선후배다. 김 실장이 국회 법사위원장을 할 때 김 전 총리가 법원행정처장을 했다. 축하전화를 한 것이다. 당시엔 선거 얘기를 나눌 만한 시점도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천권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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