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체총평|사고·기록 부정되풀이|득점·순위에 너무집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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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56회 체전은 대구에서 13년만에 개최되어 민족의 제전치고는 관중동원·「무드」조성등에 공을 거두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년과 같이 틀에 박힌 사고와 기록 부진을 되풀이, 상처투성이가 된채 막을 내렸다.
7일부터 12일까지 6일 동안 13개 시·도 대표 1만1천9백6명이 참가한 체전은 『힘과 기와 미』의 제전임을 외면, 각 시·도 선수단이 시종 득점과 순위에만 집착하여 부정선수·「게임」몰수·기록몰수·판정불복사태를 빚은 것이다.
이런 사태속에 기록면도 극히 저조, 육상·역도·수영·궁도에서 한국신기록5개(작년11개)가 고작이었고 5개의 한국신기록마저 세계수준은 물론「아시아」수준에도 비교하기 창피한 기록들이었다.
광복30주년을 기념한 이번 체전은 대회 이틀동안 비가 내려 육상·「사이클」의 기록이 저조할 수 밖에 없었지만 각 시·도가 득점에만 급급, 기록향상은 당초부터 외면된데다 「마라톤」기록까지 30년대로 후퇴하여 충격을 주었다.
육상10종의 김병윤(경북)이 이틀동안 14개 종목에 출전했고 단거리의 오세진(경북)이 1천6백m계주경기에서 웃으며 걸어들어 오는것등은 바로 득점과열을 단적으로 나타낸 좋은 예였다.
이밖에 역도 원신희(충남)가 선수단의 강청으로 억지 출전, 자기기록에 15kg이나 뒤지는 한심한 기록을 내고 「복싱」류진만(전북)의 부상출전등 각 시·도 선수단의 득점과열로 인한 부작용의 사례는 허다했다.
더구나 「사이클」 양준승의 3중 등록, 육상 박임준(경북)의 기록몰수, 태권도 전인영(전북)선수의 증발등도 모두 시·도 선수단이 지나치게 득점을 노린 희생의 결과였다.
부정선수문제도 사전열람기간이 있었지만 지능적인 수법으로 감춰졌다가 뒤늦게 2백여명이 적발됐고 이에 대한 소청사태까지를 빚곤 했던 것은 체전이 「민족의 제전」으로 각 선수들이 고장의 명예를 위한다는 의의에 먹칠한 가슴아픈 일이 아닐수 없었다.
구기경기에서도 판정불복·폭행은 예외 없이 빚어졌지만 여고농구의 전남수피아, 축구의 강원강릉상, 남고「럭비」의 전북이리공, 남고배구의 부산성지공등의 선전은 서울중심의 구기가 다소나마 라도 지방에 분산됐다는 의의를 주었다.
13년만에 체전을 주최한 경북은 약 30억원을 투입, 도로보수·「메인·스타디움」과 각 보조경기장 개축, 첫 시도된 어머니 「매스·게임」등 공개행사까지 만전을 기했다 할수있다.
특히 이틀이나 비가 내렸는데도 연일 각 경기강에는 수만명의 관중이 운집, 체전 「무드」는 절정을 이뤄 서울에서와 같이 임원선수만의 체전이 아닌 국민의 생활로서 뜻을 살렸고 이에 따른 선수단의 뒷바라지도 사전에 충분히 마련해 지방개최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체전에는 번외경기에 그친 재「유럽」지역동포까지 참가했고 재일교포도 이례적으로 3백여명의 「매머드」선수단을 출전시켜 해외동포에게 고국의 얼을 심어주는 깊은 뜻도 살렸다 할수있다.
다만 시·도 채점제에 따른 과열득점 경쟁과 부정선수·「그라운드」에서의 폭력등의 악례가 추방되지 않는것은 민족의 제전을 먹칠한 것으로 그대비책이 아쉽다하겠다.<체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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