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구속 배후조사 확대|밀수수사 특명반…10여명을 연행|최대조직두목 등 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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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수=전육·임광희기자】여수지방 조직밀수 폭력배사건을 수사중인 대검특별수사부 특명반(반장 김병육 부장검사)은 12일 여수 세관에 수사본부를 설치, 경찰과 합동으로 밀수폭력용의자 오세원씨(40·여수시 중앙동), 우천석씨(31·여수시교동), 박동화씨(45·여수시 관문동), 황영희씨(32·여·여수시 중앙동), 서영숙씨(45·여·여수시 덕충동·수배중인 허봉용의처), 강동원씨(37·수출업자·여수시 공화동)를 비롯, 10여명을 연행, 이중강씨와 박동화(45·갈매기파 두목) 오세원(40·전직세관원 허봉호파 밀수행동책), 우천석씨(31·국화장여관주인)등 4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최근 해상밀수를 가장 큰 규모로 해 온 조직이 허봉용파 (46·여수시 덕충동66)였음을 밝혀내고 도주한 허씨를 지명수배하는 한편 밀수조직의 비호세력에 대한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강씨는 대일활선어수출선 제1거창호 선주로서 지난 1년 동안 「오토바이」「엔진」 1천만원어치를 밀수입했으며 73년10월초에는 밀수단속차 검색나온 여수세관원 김병국씨(52)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박동화씨(45·갈매기파두목)는 지난6일 일본에서 「시티즌」「세이코」등 손목시계 2백12개 (싯가 5백만원 상당)를 밀수입했다는 것이다.
또 오세원씨(40·전직세관원)는 지난 5월「홍콩」외항선 「코리아·호프」호 선원 최명택씨와 공모, 고급손목시계 1백50개(싯가 8백만원 상당)를 밀수입했으며 우천석씨(국화장 여관주인)는 허봉용파의 육상운반책으로 작년 9월 일제 TV·「자크」등 1백28만원어치를 밀수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명반이 파견되기 전에 기밀이 누설돼 여수지방의 밀수폭력조직 중 가장 큰 조직의 두목 허봉용 씨와 조직원 20여명은 모두 도피하고 없어 사실상 수사대상이 되고 있는 4∼5개파 조직은 그 내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히 허씨의 경우 지난달 28일 이미 특명반 파견정보를 입수하고 여수시 고소동 D요정에 조직원들을 소집, 『모든 일이 우리 쪽에 유리하게 잘 해결될 것이다. 늦어도 오는 10월15일까지만 숨어 지내면 된다』는 말을 남기고 잠적해 버렸다는 것.
특명반은 여수시 일대에 4∼5개의 밀수전문조직이 있고 조직책은 대부분 자유당시절 「이즈하라」(엄원) 특공대출신이며 해상밀수는 선원이, 밀수품의 반출·판매는 「갈매기」로 불리는 육상폭력조직이 맡아하는 등 분업화돼 있으며 검거대상은 60여명이라고 밝혔다. 여수신항 부두에서는 선원들끼리 모여 수사의 대상과 수사진전상황을 서로 묻는 등 궁금한 표정들이었다.
수사본부가 설치된 여수세관은 정문과 후문이 굳게 닫힌 채 이례적으로 정복경찰이 배치되어 보도진과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정문 앞에는 특명반에 연행된 오씨의 부인 이정재씨(37)등 가족과 시민 등 20여명이 서성거리며 연행된 가족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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