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머」조금씩 건전해지고 있다|제2회I TV「프로그램」향상협의회서|호화「세팅」·비현실적 「스토리」사라져|오락성·교육성 융합에 친밀감|소재개발·제작기술상의 세련등 아직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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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V「드라머」정화는 어디까지 왔는가. 저속과 황당무계한 구성으로 비현실적이란 비난을 받아오던 TV「드라머」가 긴급조치9호 후 몇 편을 도중하차시키는 홍역을 치르며 정화작업을 시작한지도 두달. 타율적인 동기에 의해서였지만「드라머」전체가 점차 탈바꿈, 건전한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TBC-TV는 4일『TV「드라머」』란 주제로 제2회 TV「프로그램」향상협의회를 열고 현재 TBC·KBS·MBC등 TV3국이 방영하고있는「드라머」를 비교분석하고 문제점들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협의회위원인 선우봉씨 (작가) 최정호 (성대) 이상희(서울대) 강세두 (서강대) 윤용 (고대) 교수들을 비롯, 유근일씨 (중앙일보논설위원) 공종원씨 (동) 외에 한운사(「드라머」작가) 강부자 (탤런트) 석정태 (동양TV편성국장)씨 등 제작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의 요지.
TV「드라머」가 전체적으로 건전해져가고 있다.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하고 저항감 마저 불러일으켰던 호화스런「세팅」이나 도구들도 사라지고 황당무계한 비현실적인 「스토리」전개가 없어진 것은 좋은 경향으로 보여진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찾는 『신부 일기』(MBC)나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정립해보려는『행복의 조건』(TBC)은 이런 경향을 보여준 성공한 예다.
이 두「드라머」가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오락성과 교육성의 융합이 시청자들로부터 결코 외면만을 당하지 않으며 주변의 일상성에 시청자들은 친근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망향』(TBC) 이나 『님』(TBC), 『밀물』(MBC)등은 약간 진부한 감은 있으나 전체적인 내용이나 구성 등이 비교적 수준작에 속한 편이다.
그러나 내용이 담고 있는 「모럴」이 건전해졌다해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그들에게 긍지를 줄 수 있는 소재의 개발이 아직도 부족하고 「신」의 처리 등 제작기술상의 세련이 요청되고있다.
또한 시대물인 경우 지나친 허황성 (선우 씨 지적, KBS의 『대동강』·TBC의 『조선인』), 통속물의 느린 「템포」나 「센티멘털리즘」(유근일·공종원), 역사물에 있어 고증의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들.
선우씨는 특히『대동강』이나 『조선인』이 사실을 지나치게 왜곡하고 있어 일본에 경찰이 존재하고 있는가를 의심해볼 정도라고 지적했다.
고증문제의 경우 제작진들의 안이한 제작태도도 문제지만 학계의 통일된 의견이 정립되지 않아 제작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재형 연출자).
또한「드라머」에 있어 그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작상의 여과과정이 더욱 중요 (윤용) 하며 이를 위해선 작가와 연출자·연기인이 일체감을 갖는 제작태도가 필요하다는것.
이런 문제가 제기하는 것은 한 회에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한 「신」이 세번이나 나오거나 증국집에 음식을 시키는 장면이 3분이나 지속되고 한 주제에 도움이 안되는 「인서트」(동시에 두 장면 처리), 어색한 대화, 어울리지 않는 의상 등 「드라머」와 조잡성이다.
한운사씨는 작가의 입장에서 「드라머」의 저질성이 제작진들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시간적인 여유 등 제작조건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일본의 경우 1년 전에 기획, 방영 3개월 전에 제작 완료).
제작 방향에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시사물이나 「논픽션·드라머」 (이상희), 개성있는 연기자를 의식한 「드라머」(최정호)제작도 바람직한 것으로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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