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결혼식 25%가 재혼 「NYT·매거진」지서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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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에서는 매년 거행되는 결혼식의 25%가 재혼이라고 한다. 이제 결혼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하나의 경험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게 되었다. 초혼의 경험은 행복한 재혼을 위한 밑받침이 된다는 것이다. 「뉴요크·타임스」의 「칼럼니스트」「레슬리·웨스터프」가 「NYT·매거진」을 통해 분석한 미국인의 결혼관·재혼의 문젯점등을 소개한다.
재혼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젯점을 갖는데 비해 지금까지 이방면의 연구는 퍽 소홀한 편이었다. 그러나 재혼에 대해서는 대략 다음과 같은 사실이 통계적으로 밝혀져 있다. ①이혼한 사람들은 이혼한 사람끼리 다시 결혼한다. ②이혼한 후에 매우 빨리 재혼하는 편이다―평균 3년후. ③일반적으로 여자들이 좀더 오래있다 재혼한다(미국인의 초혼연령은 평균남자23세·여자21세, 재혼때는 남자35세·여자30세가 가장 많다). ④교육정도가 높을 수록, 수입이 많을 수록 재혼의 기회가 많아진다. 그러나 여자가 대학을 졸업한 경우엔 오히려 비율이 약간 낮아졌다. ⑤재혼한 부부는 초혼보다는 파탄율이 더 높다.
초혼의 경우는 평균7년만에 이혼했는데 비해 재혼한 경우엔 평균6년만에 파탄을 맞았음이 드러났다.
이렇게 이혼과 재혼이 빈번한 것은 오늘날의 결혼이 불안정하고, 미국의 현행법이 자녀에 대한 사회보장을 해주므로 이혼한 남녀가 새생활을 시작할 경제력이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여성운동의 영향을 무시할수 없다. 오늘의 여성들은 어머니로서의 역할만으론 만족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남녀각자는 옛날과 같은 서먹서먹하고 비인간적이며 마지못해 계속하는 결혼관계를 거부하게 된 것이다. 좀더 내면적이고 모순되지 않는 관계를 요구하는 것이다.
결혼상담소요원들의 보고와 재혼한 부부들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재혼은 초혼의 단순한 반복이 아니며 전혀 새로운 경험이라고 한다. 『재혼 때 처음 결혼한 배우자와 비슷한 사람을 택하게 된다』는 것도 단순한 억측이었다는게 드러나고 있다.
재혼한 부부들의 공통된 의견은 자신들의 초혼이 무지하고 무경험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젊은이가 주위의 권유에 못이겨, 사회가 으례 부부단위로 되어 있으니까, 성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혹은 부모로부터 떨어져나오기 위해 결혼을 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혼이 더 성공적이 아니라는 것은 그 파탄율이 높다는데서도 드러났다. 이들이 쉽게 다시 헤어지는 것은 이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헤어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 경제적 빈곤은 초혼에서와 마찬가지로 재혼에서도 중요한 파탄의 원인이 된다. 사회적 하층계급에서는 재혼파탄율이 80%에 이른다. 이에 반해서 한정된 층에서는 37%만이 다시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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