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출세중심…한국의 교육관 | ―박준희교수 논문에서, 7천명 대상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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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인의 교육관은 지난60년초나 지금이나 가치관의 혼란으로 뚜렷한 주류가 없으며 도시인·농민 모두 가족위주의 개인주의가 중심을 이루고 국가·봉사주의는 지극히 약하며 남자보다 여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런 경향이 강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박준희교수(교육학·이대)가 지난23일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한국인의 교육관』에서 서울·부산·대구·광주등 주요도시 학부모 4천2백54명과 경기도·충북의 농민 3천1백24명을 무작위 추출, 분석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먼저 도시인 남자(3천43명)가 보여준 교육목적은 16개의 설문중 『환경에 적응할수 있는 힘을 기른다』『개성의 발휘』『좋은 경험을 통한 행복한 생활』등 개인주의적인 설문에 동의한 수가 과반수(55%)를 넘었다. 특히 여자의 경우는 58%로 남자보다 적극적인 경향을 나타냈다. 이에반해 국가·봉사주의적 질문인 『나라를 발전시킬 인재』『쓸모 있는 공민의 양성』『사회의 지도적 인물양성』등의 항목에는 4분의1이 조금 넘는수(27%)가 동의했을 뿐이다.
같은 질문에 대해 농민남자(1천8백6명)의 경우 설문중 가장 개인주의적인 『출세할 수 있는 기초』가 수위(16%)를 차지하는등 개인주의적인 질문에 응답한 비율이 반수이상(53%)이었다. 국가·봉사주의적인 설문에는 3분의1에 미달(30%)하는 사람이 응답했을 뿐이다. 이같은 경향은 농민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도시인과 비슷하게 개인·출세주의적 교육관을 나타냈다.
도시인의 교육목적중 수위를 차지한 『환경에의 적응』에 대해. 그 의미를 6개의 설문으로 물었는데 남녀의 대다수(40%)가 『모든 변화에 잘 맞추어 나가는 힘』이라고 말하고 있어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는 남녀가 비슷하나 『자제력』을 뜻한다는 대답에서는 여자(17%)가 남자(11%)보다 높은 경향을 나타냄으로써 한국적인 가정생활과 신체적 조건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냈다.
농민의 경우 교육목적중 수위를 나타낸 『출세할수 있는 기초』에 대해 그 의미를 묻는 설문중 『좋은 직업과 사회적 지위를 얻는 방법』을 뜻하는 사람이 남자(56%), 여자(65%)모두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농민들이 농민인 자신보다 다른 직업에 취업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게 하자는 것이 자녀교육의 중요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박교수는 결론에서 첫째, 도시·농촌의 구분없이 대부분의 학부모는 개인주의 지향적이나 도시인은 환경에 쉽게 적응하기 위한 것이 교육의 제일목표였고 농민은 출세하기 위한 것이교육의 제일목표였다는 점이 큰차이였다. 둘째, 뚜렷하게 주류를 이루는 항목이 없는 것으로 보아 교육의 가치관으로 제시할만한 것이 없는 혼란상태며 세째는 미래보다는 환경에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현실주의적인 특징이 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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