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입위 상정 오늘밤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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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라마=김영희 특파원】비동맹회의 가입안을 놓고 북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은 24일 (현지시간)첫 위기를 넘겼다.
17개국 조정위는 이날 모든 신규가입신청문제를 25일의 개막전에 열리는 78개국 외상 예비회의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한국가입 안이 예비회의에 상정되게 됐다.
예비회의는 25일 상오10시(한국시간 26일0시)에 개최되며 78개국외상 본회의는 같은 날 하오7시(한국시간 연일 상오9시)에 개최된다.
이로써 한국 가입 신청 안이 친 북괴 국가가 다수를 차지하는 17개국 조정위에서 「알제리」 「쿠바」 「소말리아」 「탄자니아」같은 나라들에 의해 날치기로 탈락되는 위기는 모면하게 된 것이다.
78개국 전체를 놓고 보면 약 40개국 이상이 남북한의 동시가입을 지지하기 때문에 「알제리」나 「쿠바」같은 친 북괴 회원국의 독주를 막을 수도 있을 것으로 한국 측은 관측하고 있다.
17개국 외상들의 이 같은 결정은 남북한 가입문제로 대결상황이 조성되는 것을 피하려는 주최국 「페루」외상의 강력한 주장으로 실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외상들의 예비회의에서는 신규회원국의 가입을 확정 짓고 본회의에서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기기로 주요 회원국외상들간에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예비회의에서 신규가입 신청문제를 「인도네시아」 「말리크」외상이 앞장서서 제창하여 회의 분위기를 유도할 것이라고 한다.
김 외무장관은 24일 「말리크」외상과 만나 오랫동안 한국입장을 설명하고 북괴의 단독가입 부당성을 지적했다.
한국대표단은 지금까지 북괴 지지국 대표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17개국 조정회의에서 한국 가입신청을 탈락시키고 북괴가입만을 의제로 올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해왔다.
그러나 신규회원가입문제를 78개국외상이 참가하는 예비회담의제로 넘김으로써 북괴의 전략은 좌절되고 한국은 첫 위기를 넘긴 것이다.
정통한 소식통은 이게 한국가입 안이 본회의의 정식 의제로 채택되는 것은 거의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동조 외무장관은 가입문제를 둘러싼 남북한의 막바지 외교경쟁을 시도, 24일에도 「세네갈」「이집트」「리베리아」「오만」「자이르」「스리랑카」「아프가니스탄」대표 등을 만나 막후 협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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