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1동―노인회 |경로당 철거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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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성북구안암제1동사무소(동장 김풍조)는 동네노인들을 위한 경로당을 철거, 대한노인회성북지부 안삼분회(회장 김수덕)와 20여일째 팽팽히 맞서고 있어 동네주민들마저 동사무소편과 노인편으로 갈라져 버렸다.
시비는 지난달25일 갑자기 쏟아진 폭우 때문에 일어났다.
안암천에 물이 몹시 불어나자 동사무소는 하천부지에 「콘크리트」전주를 박고 「슬라브」를 얹어 지은 경로당건물이 도괴될 위험성이 있다고 노인들을 철거시킨뒤 다음날인 26일 통보도 없이 구청철거반을 동원, 건물을 부숴버렸다는 것.
졸지에 쉴곳을 잃어버린 40여명의 노인들은 『부당한 철거』라고 주장, 동장에게 항의하는 한편, 27일부터 경로당터에 천막을 치고 앉아 이달들어 2차로 나온 철거반을 실력대결로 맞서 쫓고 경로당을 다시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회장 김수덕씨(78·성북구안암동3가115)등 노인들은 『6년이나 끄덕없던 건물이 왜 갑자기 도괴 위험성이 생기느냐』면서 『철거는 경로당에서 동회일에 협조안한데 대한 부당한 행정적 보복조치』라고 말한다.
경로당에서 운영하는 이발소를 동회에서 새마을금고 사무실로 6월부터 쓰겠다고 내달라는 것을 거절하자 7월2일에는 동사무소가 이발소를 무허가로 경찰과 보건소에 고발하는등 보복조치를 가해왔다는 주장이다.
동장 김풍조씨(35)는 『새마을금고일에 노인들이 협조를 안하길래 화가나서 이발소를 고발한건 사실이지만 철거는 절대로 보복조치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폭우가 올때 하천에 박은 기둥이 내려 앉아 건물이 기울고 벽에 금이 가는등 당장에 무너질 것 같았다는 것이다.
경로당은 69년11월9일 구청장·경찰서장등 유지들의 기부금 30만원으로 하천부지에 지은 무허가 15평「시멘트·블록」건물. 3간으로 나누어 1간은 예비군 중대본부가 쓰고, 1간은 경로당이, 또 1간은 경로당에서 이발소에 세주어(보증금 3만원·월세 5천원)운영비로 써왔다.
철거당시 건물은 물론 일부「콘크리트」기둥까지 부숴버려 도괴위험성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알기 어렵다. <김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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