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로호프」의 돈 강은…표절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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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련의 어용 작가며 1965년 「노벨」상을 수상했던 「미하일·숄로호프」의 소설 『「돈」강은 조용히 흐른다』가 55년 전에 죽은 「코사크」의 무명작가 「표르트·크류코프」의 작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2권의 책이 최근 불어로 번역 출간됐다.
『돈 강…』의 표절 시비는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왔는데 이것을 마무리한 책들은 최근 사망한 익명의 소련 문학사가가 쓰고 「솔제니친」이 서문을 쓴 『조용한 「돈」강의 흐름』과 역사가 「로이·메드페데프」의 『「돈」강은 조용히 흐른다』는 누가 썼는가 이다.
이 두 책은 소련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문학가들이 수년 동안 논란을 벌여 왔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많은 자료와 근거를 수집했는데 똑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즉 『「돈」강은 조용히 흐른다』의 진짜 작가는 「크류코프」며 「숄로호프」가 이를 표절 또는 이어 쓴 것이 틀림없다는 것.
「숄로호프」는 1905년 「돈」지방에서 태어나긴 했으나 「코사크」계가 아니므로 그 방대한「코사크」생활의 묘사는 불가능하며 불과 13세에 학교와 인연을 끊은 그로서는 민속· 언어·철학 부문에 걸쳐 지나치게 유식한 작품이며 『처녀지』등 다른 작품과의 격차는 도저히 동일 인물이 쓴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
더욱이 그는 「크류코프」의 비서의 딸과 결혼하여「크류코프」의 원고를 입수하기 쉬웠던 데다 자기 원고를 보여 달라는 사람들에게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됐다고 말해 왔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숄로호프」가 불과 10세였던 1차 대전에 관해서 어떻게 그런 풍부한 자료와 생생한 체험을 서술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점과 「돈」강의 첫 부분과 뒷부분이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에 나온 2권의 책으로 「숄로호프」의 표절 시비는 불원 결말이 나게 됐다. <「파리」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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