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캐나다 수출 2017년 무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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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11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합의했다. 협상개시 8년8개월 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11일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협상을 시작한 지 8년8개월 만이다. 두 정상은 단독·확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한·캐나다 FTA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을 발표하게 된 것은 양국이 함께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라며 “역사적인 이니셔티브로 한·캐나다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캐나다 FTA 체결에 따라 캐나다는 자동차·가전제품의 관세 장벽을 없애고 한국은 쇠고기·돼지고기의 수입 문턱을 없앤다. 예정대로 내년에 FTA가 발효될 경우 2017년 관세가 완전히 폐지되는 자동차가 한국의 최대 수혜 품목이 될 전망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쇠고기는 피해가 예상된다. 정부는 축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FTA 발효 뒤 15년(2030년 예정) 동안 점진적으로 쇠고기 관세를 내리도록 합의했다.

 캐나다는 선진 8개국(G8) 회원국이자 세계 11위(2012년 세계은행 기준, 국내총생산 1조8000억 달러)의 경제대국이다. 캐나다와 FTA 협상을 타결한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캐나다는 한국의 12번째 FTA 협정국이다. 국회 비준 절차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중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우리와 FTA를 맺은 나라들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의 54%를 차지한다”며 “캐나다·호주와 FTA를 맺으면 전 세계 GDP의 60%대까지 우리 경제영토가 확장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FTA에 이어 양국 간 무역·투자를 강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틀이 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라며 “한국이 참여하게 되면 지금 한·캐 FTA 와 TPP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양쪽 시장 접근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퍼 총리는 “양국 간 안보와 경제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믿는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 ‘빨강머리 앤’ 인용도=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현존하는 모든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만찬에선 박 대통령이 캐나다 작가 루시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을 인용해 “진정한 친구는 항상 마음으로 통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하퍼 총리는 캐나다의 한국전 참전을 거론한 뒤 “한반도를 우주에서 찍은 야경 사진을 한번 봐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북쪽 이웃은 암흑에 잠겨 있다. 한국은 불빛이 휘황찬란하다. 자유의 빛”이라고 화답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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