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수학 전 과정 담은 태블릿 콘텐트

중앙일보

입력

37도씨탭은 실시간 문답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수학강사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수학문제를 풀던 고3 학생이 태블릿을 꺼내 모르는 내용을 적어 전송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의 문제풀이가 도착한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SBS 드라마 ‘상속자들’의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이 방영되자마자 수험생과 부모들 사이에서 그 태블릿이 화제가 됐다. 교육용 동영상 기기 ‘37도씨탭’이다.

37도씨탭은 동영상 강의가 저장된 태블릿이다. 삼성 갤럭시노트8.0에 고교 수학 전 과정이 들어 있다. 공통을 포함해 문과·이과 과정 수학이 따로 담겼다. 삼성전자는 37도씨탭 전용 태블릿으로 갤럭시노트8.0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이 동영상 강의는 SD(Secure Digital)카드를 통해 실행되기 때문에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

실제 강의 녹화한 동영상 강의

태블릿이나 모바일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동영상 강의 콘텐트는 많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으로 강의를 듣는 방식이기 때문에 데이터통신 요금, 전송 속도 면에서 제약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 없이도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37도씨탭이다. 또 고교 3년 과정의 수학동영상 강의가 태블릿 하나에 모두 담겨 있어 학년·단원마다 강의를 선택하고 구매해야하는 불편을 줄였다.

사용하기 편리해도 강의의 질이 떨어지면 소용이 없다. 콘텐트의 수준과 질이 뒷받침돼야만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37도씨탭에 들어 있는 강의는 37도씨에듀 이태호 대표의 실제 수업 영상으로 구성됐다. 이 대표는 학원에서 한꺼번에 100명 이상의 학생을 가르치는 인기 수학강사다.

37도씨탭에 담긴 동영상 강의는 온라인용으로 따로 진행한 게 아니라 이 대표의 실제 학원 강의를 녹화한 것이다. 동영상 강의를 보면 “졸지 마!” “잘 모르겠지?” 등 이 대표와 학생들이 수업 현장에서 오간 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대표는 “강사와 PD, 둘만 스튜디오에서 찍은 강의가 아니다. 실제 학원에서 학생들을 앉혀놓고 직접 가르쳤던 강의를 엄선해 편집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일반 동영상 강의보다 재미있고 덜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40여 명 강사와 쌍방향 소통

동영상 강의 300여 개가 들어 있는 37도씨탭은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되면 더 강력한 ‘무기’로 변신한다. 실시간 수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선생님께 질문하기’라는 실시간 질문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 강사에게 질문을 전송할 수 있다. 질문 때 탭을 활용해 사진을 찍거나 밑줄을 긋고 녹음까지 가능하다. 강사 역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같은 방법으로 답변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어떤 강의를 다시 봐야 하는지 안내해 준다. 답변을 위해 37도씨에듀의 전문 조교 40여 명이 상시 대기 중이다. 수험생들은 수학강사와 1:1 과외하듯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의 동영상 강의는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했다. 인터넷 강의는 질문을 할 순 있었지만 답변을 받는 데 오래 걸렸다. 답변을 기다리다 공부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었다. 37도씨탭은 강사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지방에 있든, 해외에 있든 장소에 상관 없이 강사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점은 37도씨탭의 최대 강점이다. 이것은 37도씨탭의 개발 배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교육의 빈부격차가 37도씨탭을 개발하게 된 이유”라며 “우리나라 교육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교육의 기회와 질이 평등하지 않은 것이다. 정보기술(IT)과 결합한 37도씨탭을 통해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이든, 도서산간지역에 사는 학생이든 모두 똑같은 강의를 듣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7도씨탭은 지난해에만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반응도 좋다. 드라마 ‘상속자들’이 해외로 수출되면서 일본·중국에서도 제작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 수학 과정을 담은 ‘37도씨탭 중국판’을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며 “일본과 미국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전 세계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교육용 기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37도씨탭을 강의하는 이태호 대표는…

고려대학교 수학과 졸업 / 교육전문기업 ㈜삼십칠도씨 공동 대표이사
www.37docy.com 수학 대표강사 / 이상수학원 압구정·창동·장안·길음·별내 수학과 대표강사
한국학원·종로학원에서 수학과 전임강사로 활약하며 스타 강사로 떠올랐다.
이상수학원에서 100명 이상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으며, 37도씨탭의 개발에 참여했다.

<글=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 사진="37도씨에듀" 제공, 일러스트="전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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