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21년…떠나는「의정산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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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듀」태평로 의사당』국회가 9월 정기국회전에 신축 여의도 의사당으로 옮기게 됨에따라 8일의 국회는 태평로 의사당의 마지막 회의가 되는 셈.
8일의 국회는 지난21년간의 술한 진통을 겪은 것이 아쉽기나 한 듯 사회안정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협상으로 상오10시 개회를 하오로 늦추면서 여·야 각각의 대책회의등으로 술렁이었다.
5선의 정헌주의원(신민)은 이날 국회문을 들어서면서 『이 의사당에서 무수한 비극이 저질러 졌지만 막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섭섭한 생각이 든다』고 했으며 초선의 손승덕의윈(공화)은 『태평로 의사당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고 소감을 말했다.
새 의사당 신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선우종원사무총장은 「의사당의 분위기가 여·야의 협상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풀이, 여의도 의사당에서는 보다 명랑한 의사진행이 될 것을 기대했다.
서울중구태평로1가50에 자리잡은 현 의사당은 54년6월9일 3대국회개원 때부터 21년간 사용해왔다. 이 건물은 당초 일제 때의 부민관이었으며 의사당으로 처음 쓸적에는 정면에「스크린」이 걸려 있었고 부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자유당 때의 3대국회에서는 국사를 논하다가도 더러 영화와「쇼」등을 관람했다고 이호진국회사무차장은 회상했다. 거의 반세기동안 이 나라 정치의 산실이었던 태평로 의사당은 각가지 희비가 얽혀 있다.
산술이론이 오용된「사사오입」개헌으로부터 무술경위 3백명이 야당의원을 끌어낸 「24보안법 파동」·윤보선대통령과 장면내각의 탄생·월남파병·한일협정비준·회의장을 옮긴 3선개헌·국가보위법·형법개정등이 모두 이 의사당에서 이루어졌다.
태평로 의사당에서의 장시간 발언으로는 3대때 박영종의원의 7시간이 최고기록이고 다음이 6대때 김대중의원의 5시간. 이 건물은 당분간 시민회관으로 쓰일 예정.
한편 여의도 신축의사당은 지하2층·지상6층의 연건평 2만4천여평이고 통일에 대비해서 참의원의사당까지 갖췄으며 전자식표결장치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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