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어떻게 이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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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여름의 무더위속에서 사람들은 선풍기나 「에어컨디션」을 즐겨 찾고 있다. 최근 한두해 사이에 이런 시설은 부쩍늘어나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명의 이기는 또 문명병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낮시간의 대부분을 「에어컨디션」이 설치된 사무실에서 지내야 하는 「화이트·칼러」에겐 더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선풍기도 역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때로는 선풍기를 잘못 사용해 목숨을 잃는 일도 있다. 이런 부작용들을 막고 건강을 지키는 여름생리학을 윤덕노교수(서울대 예방의학)에게서 듣는다.
「에어컨」은 「암모니아」등의 기화열로 공기를 냉각, 찬공기를 불어 내보내는 장치다. 이 장치에 의해 실내온도는 섭씨20도 내외로 고정되고 한 여름의 바깥 온도와는 섭씨10도 이상의 차이가 나게된다. 그러니까 냉방장치가된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하루에 3분의2는 섭씨30도 이상의 더운 날씨속에서, 그리고 3분의1은 섭씨20도의 선선한 기온속에서 지내는 것이 된다.
인체의 감각은 온도에 가장 민감하고 체온조절 채계는 매우 복잡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외부온도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몸에 커다란 피로요소가 된다.
「에어컨」의 두번째 부작용은 우리가 냉방된 실내에 알맞지 않은 옷차림을 하는데서 온다. 한 여름의 옷은 20도의 실내에서는 너무 얇은 것이다. 여성의 옷은 남자의 복장보다 노출이 심해 더 큰 피해를 본다.
선진 구미에서는 사무실이나 가정·차안이 모두 냉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냉방의 피해가 적다. 이에 반해 일본·우리나라의 경우는 환경온도의 불균형 때문에 냉방병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은 우선 피로를 줄이도룩 하고 둘째 냉방에 알맞은 실내의를 마련해서 몸의 지나친 냉각을 막는 것이다.
선풍기는 「에어컨」과는 달리 바람 즉 강제대류를 시켜서 땀의 증발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선풍기 바람이 시원하다는 것은 생리적 착각이다.
선풍기 바람을 오래 쐬면 지나친 체온상실돠 수분상실을 초래한다. 창문을 꼭 닫은 골방에서 선풍기를 켠 채 잠자는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다. 잠자는 동안은 체온조절기능이 둔화되는 까닭이다.
그러면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름이면 모든 사람의 식욕이 감퇴하는데 이것은 인체의 합목적성중의 하나다. 음식을 많이 취하면 열량이 많이나기 때문에 이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식욕부진으로 영양이 나빠지면 더욱 피로해 지므로 자극성 있는 음식으로 입맛을 돋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냉면은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인 여름 음식이다. 인도의「카레라이스」, 「멕시코」음식등 더운지방의 음식은 한결같이 맵고 자극적이다.
한편 「이열치열」이라는 우리 전래의 풍습은 의학적으로도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다. 뜨거운 음식을 먹고나면 땀구멍이 확장돼서 땀이 흠뻑 나게 되고 체내의 열이 방출된다.
여름목욕도 따뜻한 물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땀을 내서 시원하게 할 뿐 아니라 땀띠도 없애준다.
찬물목욕은 피부를 수축시켜서 몸의 열을 게거하는데는 아주 비효과적이다.

<지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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