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공항 영상서 테러조직원 색출 작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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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사라진 지역은 남중국해의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영해의 경계 부근이다. 이 해역 주변은 각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해 관계가 걸린 민감지역이다. 항공기 추락 지점의 동쪽엔 난사(南沙)군도(영어명 스프래틀리)가 있다. 중국과 필리핀·말레이시아가 영해 분쟁을 벌이는 곳이다. 북쪽은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을 놓고 싸우는 지역이다. 남쪽 믈라카 해협으로는 세계 해상 물동량의 4분의 1, 원유의 절반 이상이 지나간다. 중국 수입 원유의 80% 이상이 이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중국을 압박 중인 미국이 장악하고 있다. 추락 지역 일대도 대규모 유전·가스전이 위치해 있다.

 긴장이 끊이지 않던 이 해역으로 기체 수색과 사고 조사를 위해 각국 선박·항공기가 몰려들며 모처럼 활발한 국제 공조가 벌어졌다. 베트남 국방부는 항공기 8대와 선박 9척을 보내 이 지역 1만2200㎢에 대한 수색에 나섰다. 말레이시아도 항공기 15대와 구조선 9척을 급파했다.

 탑승객 3분의 2가 자국민인 중국은 항공기 2대와 해경선 6척, 구조선 14척을 현장으로 보냈다. 외교부와 교통운수부·민항총국 등이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 체제를 가동했다.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다른 함선들을 출동 대기시키기도 했다.

 최소 3명의 자국민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은 사고 직후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조사팀을 급파했다. 연방항공청(FAA)과 보잉사 소속 기술자문도 동행했다. NTSB는 “여객기의 위치가 드러나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약에 따라 어느 국가가 조사를 이끌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수사국(FBI)도 요원을 파견해 비행기표 발권 장면이 촬영된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부 영상에서 테러 조직원들을 색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FBI를 비롯해 외국 정보기관들에 지원을 요청했다. 사고 해역과 인접한 필리핀과 싱가포르도 군용기를 파견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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