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장막희곡 현상모집의 어제와 오늘|희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극사 60년간 장막희곡 현상모집을 통해 극계에 「데뷔」한 극작가는 약20명. 원고지 2백∼3백장에 달하는 긴 작품을 갖고 극계에 나선 이들 극작가들은 같은 현상모집을 통해서지만 단막희곡으로 나선 극작가들에 비해 출발여건이 훨씬 유리했다.
작품의 공연을 보장받았고 고료 역시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희곡이란 소설과 달라서 활자화된 후 무대공연까지 거쳐야만 비로소 발표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단막희곡으로 「데뷔」한 작가들 작품은 공연되는 예가 드물었던데 비해 장막희곡으로 「데뷔」한 작가들 작품은 쉽게 공연되었다.
신극사상 최초로 현상모집을 통해 당선된 장막희곡은 이광래(1908∼68)의 『촌노인』(35년 극예술연구회에 의해 공연)이었다. 1935년 동아일보가 공모한 장편희곡에 당선된 이 작품은 30년대 당시 모든 예술작품의 주제가 되어있다시피 한 농촌계몽운동을 골자로 하고있는데 해방전의 유일한 공모작이기도 하다.
당선작가 이광래는 일본「와세다」대를 졸업하고 당시 조선일보기자로 재직 중이었다.『담배내기』(66년「드라머·센터」서 공연) 등 44편의 작품을 연출하기도 한 그는 훗날『대수양』(59년 국립극장서 공연) 등 많은 작품을 낸 극작가다.
『촌노인』 이후 현상모집을 시작한 곳은 국립극장. 그간 57년부터 매년모집, 당선된 장막희곡물은 15편. 그중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는 극작가들 및 작품 『만선』(64년·천승세) 『바꼬지』(66년·이재현) 『밤과 같이 높은 벽』(66년·전진호) 「이끼 낀 고향에 돌아오다』(67년·윤조병) 『환절기』(68년 오태석) 손달씨의 하루』(70년·이일룡)등이다. 같은 현상모집이 단막희곡 보다 극작 발판을 굳혀주기 때문에 이들 장막희곡 당선 작가들 중 전진호·천승세·오태석·정하연 등 상당수의 극작가들은 재「데뷔」했음을 볼 수 있다.
67년부터 73년까지 동아일보의 현상모집을 통해 극계에 나온 장막희곡들은 6편. 이중 극 계에 기록되는 작품 및 작가는 『죽은 나무 꽃 피우기』(69년·조성현) 『유형기』(71년·박양원) 『다섯』(72년·이강백) 등이다. <박금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