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김 신민총재 요담|2시간 동안 여야간부 배석 없이 단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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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김영삼 신민당총재의 예방을 받고 상오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우리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국가안보상의 현황을 중심으로 국정 전반에 관하여 광범위하게 기탄 없는 의견을 교환했다.
김성진 청와대 대변인은 요담이 끝난 뒤『박대통령과 김 총재는 현하 미증유의 난국에 처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다함께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박대통령과 김 총재의 요담은 여야간부 배석 없이 단독으로 이루어졌다.
김 대변인은 요담을 마치고 박대통령과 김영삼 총재는 대통령집무실에서 서로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나왔으며 요담을 하는 동안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기탄 없는 의견이 교환되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김 총재의 예방으로 이뤄진 기탄 없는 의견교환과 난국타개를 위한 안보문제에 대한 의견일치로 여야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총화를 굳게 다지기 위한 움직임이 보다 더 효과적으로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대통령은 요담이 끝난 뒤 김 총재와 함께 본관 현관까지 나란히 걸어나왔다. 김 총재는 수행한 이택돈 대변인과 박권흠 비서실장을 박대통령에게 소개했다.
김 총재의 청와대 예방은 20일 저녁 늦게 김용태 공화당 원내총무를 통해 김형일 신민당원내총무에게 통보되었으며 예방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김용태 공화당 원내총무가 꾸준히 주선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 이택돈 대변인과 박권흠 비서실장은 별실에서 김정겸 청와대비서실장, 유혁인 정무 제1수석비서관, 정상천 정무 제2수석비서관, 김성진 대변인 등과 함께 기다렸다.
63년 12월 민정이양 후 박대통령이 야당당수를 청와대로 초청하여 면담을 한 것은 이번까지 모두 4차례.
지난 67년 7월 20일 당시 민중당 대표최고위원 박순천 여사를 초청했으며 70년 8월 29일과 73년 6월 21일 등 두 차례에 신민당의 유진산 총재를 초청하여 안보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누었다.
김영삼 총재는 지난 4월 23일 박대통령과의 면담을 정식으로 제의했으며 지난 5월 17일 박대통령이 참석한 재야 중진파의 중앙정보부 오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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